격한 운동 후 사타구니 불룩? ‘탈장’ 주의해야
탈출된 장관 회복 안 되면 괴사될 수도
온화해진 날씨에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겨우내 불어난 체중과 저하된 체력을 관리하기 위해 적당한 운동은 매우 효과적이다. 의욕만 앞서 무리한 고강도 운동에 도전하거나, 복압이 과도하게 상승하면 몸의 장기가 일부 돌출하는 탈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탈장이란 선천적 또는 후천적 원인에 의해 구멍이 생겨 장기, 조직이 빠져 나오는 것을 말한다. 신체 어느 곳에나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 복벽에 발생한다. 특정 장기가 있는 부위의 복강 내 압력이 올라가면 복벽이 약해지며 탈장이 발생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탈장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9만 2334명이었다.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가 더 많았으며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탈장 환자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장은 발생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데 가장 흔한 형태는 사타구니 부위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이다. 복압이 올라가면 서혜부 한쪽이 부풀어 오르고, 묵직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기침하거나 힘을 줄 때, 장시간 서 있을 때 더 불룩해지고 누우면 없어진다. 탈장됐던 장관이 복강 내로 되돌아갈 때에는 꾸륵거리는 소리가 날 수도 있다.
세란병원 외과 유선경 부장은 “탈출된 장이 신속히 돌아오지 않을 경우 장에 괴사가 올 수 있으며 응급수술을 하기도 한다”며 “대부분의 탈장은 수술로 쉽게 교정 가능하며, 특히 서혜부 탈장은 발견 즉시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탈장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의사가 직접 손으로 장기를 복강 내로 되돌리는 도수 정복을 시도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재발률이 높아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적 교정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돌출된 장기를 제자리에 넣고 약해진 복벽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복벽이 약해지는 원인으로는 복강 내압을 만성적으로 높이는 임신과 배뇨장애(전립선 비대) 등이 있다. 비만, 무거운 물체를 드는 것, 장기간 서서 하는 일, 만성 변비와 기침도 탈장 위험을 높인다. 무리하게 근력운동을 하거나 축구, 테니스 등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에게서도 탈장이 발생하기 쉽다.
유 부장은 “복부 근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근력운동을 할 경우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평소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지 않아야 하며 스트레칭 등 적당한 운동으로 복근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