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도 감기처럼 전염된다
만성 스트레스 유발, 신체질환 발생 위험도 증가
스트레스도 감기 등 감염병처럼 주변으로 퍼질 수 있다. 내가 표출하는 불안, 분노, 슬픔 등이 옆 사람에게 옮겨갈 수 있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왜 현대인은 유독 스트레스를 많이 느낄까? 여기엔 이유가 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생명체는 주변의 위협적인 상황에 대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스트레스를 느끼도록 진화했다. 오늘날은 맹수처럼 당장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위협적인 존재는 없다. 생존을 돕던 스트레스가 오늘날에는 필요 이상 경고음을 울리며 몸과 마음이 병드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꾸 빨간불이 켜진다. 이는 오늘날 대인관계를 통해 많이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 《상담과 임상심리학저널(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에 실린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상대가 비판적인 태도, 비꼬거나 불쾌한 어조, 짜증이 나는 표정 등을 보이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올라간다.
다른 사람과 적대적인 관계에 놓일 때 상처 치유 속도가 느려지고, 염증 및 혈압 수치가 올라가며, 심박동수 변화폭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중년 및 고령층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아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느낄수록, 남성 혈압 수치가 올라갔다.
일시적으로 느끼는 스트레스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관계성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대체로 '만성 스트레스'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보통 아침에 일어났을 때 수치가 올라갔다가 점점 떨어진다.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은 코르티솔 수치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이런 비정상적인 패턴이 여러 신체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나의 부정적인 감정 표출과 스트레스가 주변 사람에게 만성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감정 공유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코르티솔 수치가 정상적인 패턴을 보이려면 건강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친절하고 상냥한 태도는 나를 행복하게 하고 주변 사람도 행복하게 만든다. 스트레스를 받을 땐 휴식을 취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주변 사람이 내 '감정 배설'의 통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의지만으로 조절하기 힘들 땐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를 상담 받는 방법도 있고 커플 치료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스트레스로 가까운 사람과 갈등을 겪고 있다면 커플 치료가 의사소통과 갈등을 해결하는 보다 적절한 방법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