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상태로 목소리 검사 가능할까?
입 모양, 말 명료성 감소...음향학적 신뢰성은 유지
대중교통 이용시 마스크 착용도 곧 해제될 전망이다. 병원, 약국, 감염 취약시설이 마지막까지 남은 착용 의무 공간이 되겠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땐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건데, 목소리를 검사하는 음성검사 시 마스크 착용이 방해가 되진 않을까?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음향학적인 관점에서는 착용 유무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임재열 교수와 한림대 언어청각학부 이승진 교수가 발성장애 환자 등을 대상으로 음성검사 측정 신뢰도를 연구한 결과다.
소리를 만드는 성대 부분에 이상이 생기면 음성장애 유무와 이상 정도를 판단하는 음성검사를 시행한다. 목소리 높낮이의 흔들림, 공기 누수 등을 구체적인 지표로 확인한다.
마스크 착용은 이러한 검사 진행 시 방해가 되는 측면이 있다. 입 모양을 확인할 수 없고 말의 명료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쓰면 음량이 줄고 음성신호가 왜곡돼, 측정치에 변화가 생긴다는 선행연구들이 있다.
단, 마스크 착용이 음성검사의 '음향학적 신뢰성'을 훼손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내용이 없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음성검사를 받은 환자 등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팬데믹 이후 편측 성대 마비 및 기능 부전이 생긴 120명의 환자와 건강한 성인 40명, 팬데믹 이전 마스크 착용 없이 음성 평가를 받은 동일 인원의 음성 결과를 비교한 것.
실험참가자들의 한국어 구절 및 4초 길이 모음 음성 샘플을 산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검사 결과를 도출했다. 그 결과, 음성의 질을 나타내는 핵심 변수인 캡스트럼 피크 현저성(CPP)과 그 표준편차, 주파수 변동율, 진폭 변동율, 소음 대 배음비(NHR), 음향학적 심리측정적 발성장애 중증도 지수(APSID) 등에서 코호트 간 차이가 없었다. 음향학적 측정치와 중증도 지수 ROC곡선(민감도, 특이도 곡선) 분석에서 AUC(곡선 아래 면적)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주요 변수에서 코호트 간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임재열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유행이 진정세를 이어가면서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병원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기에 현 시점에서 음성검사의 신뢰성은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펜데믹 기간에도 음성 검사가 마스크 착용 여부에 관계없이 일관적이고 정확하게 수행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음성학저널(Journal of Voice)》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