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비대면 진료 1379만 명...고령층과 만성·경증질환자 이용률↑
팬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는 1379만 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민의 4분의 1 수준이다. 특히 고령층과 고혈압, 기관지염 등 만성·경증질환 중심으로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12일 보건복지부는 비대면 진료가 처음 허용된 2020년 2월 24일부터 3년여간 진행된 비대면 진료 현황을 분석 발표했다. 비대면 진료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관한 법률'에 따라 '심각' 단계 이상의 위기 경보 발령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2020년 2월 24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 건강보험에 청구된 실시 현황을 보면 2만5697개 의료기관에서 총 1379만 명을 대상으로 3661만 건의 진료가 이뤄졌다.
보건복지부는 일반적인 현황 파악을 위해 재택치료 건수를 제외한 736만 건의 비대면 진료에 대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재진은 600만 건(81.5%), 초진 136만 건(18.5%)으로 나타났다. 매년 비대면 진료 건수와 이용자 수, 참여 의료기관도 꾸준히 늘었다.
진료 건수는 2020년 142만 건, 2021년 220만 건, 2022년 374만 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이용자 수도 84만 명, 111만 명, 205만 명으로 증가했다. 참여 의료기관도 9397곳, 1만 258곳, 1만 5596곳으로 늘었다. 진료비(본인부담금 포함)도 마찬가지다. 2020년 214억 원에서 351억 원, 662억 원으로 늘었다.
특히 고령층을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가 활발했다. 736만 건 중 만 60세 이상이 39.2%인 288만건, 만 20세 미만이 15.1%인 111만2000건을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60~69세 127만5000건(17.3%), 70~79세 83만6000 건(11.4%), 80세 이상 77만3000건(10.5%)로 나타났다.
만성·경증질환자도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고혈압 117만 건(15.8%), 급성기관지염 55만7000건(7.5%), 비 합병증 2형 당뇨 35만7000건(4.9%) 순으로 높았다. 알레르기 비염은 14만3000건(1.9%), 감기는 11만6000건(1.6%)에 그쳤다.
비대면 진료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와 달리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주로 진행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체 2만76곳 비대면 진료 참여 의료기관 중 의료기관이 1만 8790곳(93.6%)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은 254곳(1.3%), 상급종합병원은 37곳(0.2%)에 그쳤다.
한시적 비대면 진료 기간 동안 심각한 의료사고는 확인되지 않았다. 2020년부터 2022년 11월까지 비대면 진료 관련 환자안전사고 보고는 총 2만6503건 비대면 진료 중 처방 과정에서의 누락·실수 등 5건으로 나타났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 관련 상담·접수 사례는 1건에 불과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비대면 진료 관련 소비자 상담 사례도 환불 거절 등 사례가 대다수였다.
복지부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의료법 개정을 통한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는 지난달 9일 제2차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대한의사협회의 제안 방안을 수용했다.
대면 진료 원칙하에서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목적을 위해, 비대면 진료는 보조적으로 활용하고 재진 환자와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하되 비대면 진료 전담 의료기관은 금지한다는 제도화 추진 원칙을 합의했다.
한편 작년 10월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향후 비대면 진료 활용 의향이 있다’라는 응답이 87.9%로 나타났다.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전화상담 처방 진료를 받은 환자 또는 가족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77.8%는 만족, 87.8%는 재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3.8%는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족 사유는 ‘전화 상담으로 인한 제한적인 진단·치료’, ‘병원 방문에 비해 편리성을 느끼지 못해서’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