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이전 호흡기병, 일찍 숨질 위험 93%↑”
영국 연구팀, 80년에 걸친 첫 평생 관찰연구
2세 이전에 폐렴 등 호흡기병에 걸리면 어른이 돼 각종 호흡기병으로 숨질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연구팀은 1946년 출생한 참가자를 모집한 영국 코호트(The National Survey of Health and Development)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들의 건강 및 사망을 2019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연구 참가자 3589명 가운데 약 25%(913명)는 2세 이전에 폐렴·기관지염 등 하부호흡기감염증(하기도감염, LRTI)을 앓았다. 또 약 19%(674명)가 2019년 말까지 73세 이전에 숨졌다. 이들 조기 사망자 가운데 약 8%(52명)는 COPD 등 호흡기병으로 숨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부호흡기감염증을 2세 이전에 앓은 사람이 훗날 호흡기병으로 일찍 숨질 확률은 2.1%였다. 또 하부호흡기감염증을 2세 이전에 앓은 적이 없는 사람이 훗날 호흡기병으로 일찍 숨질 확률은 1.1%에 그쳤다. 어릴 때 하부호흡기감염증을 앓은 사람은 26~73세에 호흡기병으로 일찍 숨질 확률이 약 2배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의 제1저자인 제임스 알린슨 박사는 “이는 사회경제적 요인 및 흡연 여부와 뚜렷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또 “2세 이전의 하부호흡기감염증은 각종 호흡기병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의 증가와 관련이 있을 뿐 암·심장병 등 다른 병과는 관련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2세 이전의 하부호흡기감염증은 1972~2019년 잉글랜드·웨일즈 전역의 사망자 17만9188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 수치는 같은 기간 중 호흡기병으로 일찍 숨진 전체(87만8951명)의 약 5분의 1이다. 약 80년에 걸친 이번 연구는 호흡기병의 어린이 감염과 조기 사망에 관한 최초의 평생 관찰연구에 해당한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390만명(2017년 기준)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병으로 숨진다. 이는 총 사망자 가운데 약 7%다. 그만큼 만성 호흡기병이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팀은 “호흡기병으로 인한 성인 사망이 주로 흡연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에는 오류가 있다. 어린이의 하부호흡기감염증 예방 및 건강 개선을 위해선 호흡기병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에게 하부호흡기감염증을 일으킨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조사할 수 없는 등 연구에는 일부 한계가 뒤따랐다.
이 연구 결과(Early childhood lower respiratory tract infection and premature adult death from respiratory disease in Great Britain: a national birth cohort study)는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