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평등 수준 높으면 남녀 모두 기대수명 늘어나
성평등지수 10% 상승하면 여성 4개월, 남성 3.5개월 더 살아
156개 국가를 조사해보니 성 평등 수준이 높으면 기대 수명이 더 길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해당했다. 《플로스 세계 공중보건(PLOS Global Public Health)》에 발표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ICL)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ICL의 조지세계보건연구소의 캣 피노-고메스 연구원과 동료들은 2010~2021년 각국의 교육, 경제적 기회, 정치적 리더십에서 양성 평등에 대한 표준 척도를 적용했다. 그리고 각국의 기대수명을 이와 비교했다.
한 국가의 성 평등 지수가 10% 상승할 때마다 여성의 기대수명은 평균 4개월이 늘어났고 남성은 3.5개월이 늘어났다. 특히 중저소득국에서 교육평등이 이뤄질 때 기대수명 연장 효과가 두드러졌다. 여성에게 더 많은 교육 기회가 주어질수록 모든 사람의 기대 수명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여성의 기대 수명이 크게 늘어났다.
교육이 여성의 전반적인 역량 강화를 위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피노-고메스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교육 없이는 여성이 다른 삶의 영역에 참여할 수 없고 독립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교육은 여성들이 자신과 소녀와 소년을 포함한 자녀의 건강을 돌보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고소득 국가에서 교육평등은 남성의 기대 수명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뇨-고메스 연구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교육에서 시작되는 성 평등 개선은 기본적인 건강과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처음에는 여성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준다. 한 사회가 교육뿐만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으로도 일정 수준의 성 평등을 달성하면 실제로 남성의 건강과 기대수명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적 변화가 일어난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권익상승이 보편적인 혜택을 가져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라고 밝혔다. 또한 여성이 이익을 얻으면 남성은 손해를 본다는 통념을 깨는 연구결과이기도 하다.
미국 보스턴 소재 비영리 의료단체 ‘파트너스 인 헬스’의 쉴라 데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으면 의료분야로 진출하는 여성도 늘어나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단체가 전 세계에서 지원하는 의료 시설에서 여성이 거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데이비스 CEO는 또 “가족의 간병인(어린이와 노인 친척)은 결국 여성이기에 여성이 더 건강하면 다른 사람도 건강해진다”면서 “이는 우리가 늘 목격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종 여성의 권익 상승이 남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착각하는데 여성을 지원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globalpublichealth/article?id=10.1371/journal.pgph.0001214)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