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5세대' 방사선 항암기, 고려대 안암병원 도입
AI 탑재 FBCT 방식... 치료시간 단축·정확도↑
최근 고려대 안암병원이 국내 최초로 5세대 방사선 암 치료기를 도입했다. 아시아 지역에선 7번째 도입이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최근 도입한 5세대 방사선 암 치료기인 'ClearRT(클리어알티) 래디잭트 X9'로 두경부암 환자가 지난달 7일 첫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기기는 암 환자의 데이터 관리부터 치료 계획과 실시간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암 환자의 항암 과정에서 편의성이 높아졌다. 또한 현재 출시된 방사선 치료장비 중 유일하게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했다.
이 때문에 기존 방사선 치료기와 달리 콘빔 형태의 컴퓨터 단층촬영 방식(CBCT, Cone Beam CT)이 아닌 팬빔 형태의 CT 방식(FBCT)을 채택했다. AI 기술로 기존 FBCT 방식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
영상 정확도가 높은 FBCT 방식이면서도 영상획득시간은 이전보다 4배 빨라지면서 치료에 드는 시간도 줄었다. 치료 중 환자의 움직임이 줄기 때문에 암투병 환자의 방사선량 노출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확인된 암 조직을 중심으로 빠르게 방사선 조사가 가능해지면서 암 종양이 아닌 정상 조직에 대한 방사선 전달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FBCT 방식을 채택하면서 기존 기기보다 검사(스캔) 길이도 3배 이상 길어졌다. 기존 CBCT 방식의 기기는 최대 40cm를 스캔할 수 있었지만, 5세대 기기는 135cm를 스캔할 수 있어 1회당 치료영역이 이전보다 넓어졌다.
고려대 안암병원 방사선종양과 이남권 진료과장과 이석 교수은 "5세대 ClearRT는 환자 개개인에 맞춘 최적의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방사선 암 치료기"라면서 "최소 선량으로 최상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더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 항암환자의 시간을 단축하고 방사선 암 치료의 정확도를 향상한다"고 말했다.
◆CT 촬영 방식, 'CBCT vs FBCT' 장단점은?
CBCT와 FBCT 방식은 여러 방향에서 찍은 다수의 X선 영상(2차원)을 종합해 인체의 단면 모습(3차원)을 복원하는 CT 촬영 기술의 차이다.
단회전 촬영만으로 3차원 영상을 얻을 수 있는 CBCT 방식은 치과에서 사용하는 파노라마 CT 기기가 대표적이다. 방사선량 노출이 적고 영상 촬영·획득시간이 빠른 데다 크기가 작고 경제적인 반면, 영상 품질과 선명도는 다소 떨어진다. 촬영 대상의 크기가 커질수록 영상의 왜곡도 커진다.
반면, FBCT 방식은 다회전 촬영이 필요해 영상 촬영·획득시간이 비교적 길고 2차원(단일 단층) 영상만을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저선량으로도 2차원 영상을 종합한 3차원 영상 결과의 정확도와 품질이 높다. 이론적으로 촬영 영상의 오차가 작아 이미지 왜곡이 적기 때문이다. 인체 대상으론 연조직이 선명하게 나오고 뼈의 해상도도 높아 해부학적으로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