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은 기후 변화 막는 묘안?

육식으로 물 소비, 삼림 벌채, 온실가스 배출 등 증가

채식 중심의 식단 구성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전략이다. [사진=AnastasiaNurullina/게티이미지뱅크]
채식하는 사람이 늘면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 개인에게 식습관 개선을 요구하는 것만으로 육식 섭취를 줄이기는 어렵다.

새해가 되면 영국에서는 한 달간 채식을 하는 '비거뉴어리(Veganuary)' 캠페인이 열린다. 비거뉴어리는 '1월(January)'과 '채식(Vegan)'의 합성어다.

캠페인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매년 한 달 동안 진행되는 이 캠페인에 지금까지 수백 만 명이 참가했으며 이는 약 160만 갤런(약 605만 6659 리터)의 물을 절약하는데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변기 50만 번을 내렸을 때 소비되는 물의 양만큼 절약했다는 것.

10만3840톤의 탄소 배출을 막는 효과도 있었을 것으로 계산된다. 전 세계를 약 1만 5000번 운전으로 이동했을 때 배출되는 탄소 양만큼 오염을 막았다는 설명이다.

비거뉴어리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1월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식품업체들은 더 나은 식물성 식품을 생산하고 마트 진열대에 올리는 성과를 얻었다.

육식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온실 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조사에 의하면 육류와 유제품은 인간이 섭취하는 칼로리의 18%를 차지하는데, 세계 농지의 83%에서 이를 생산한다. 농업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60%도 육류와 유제품 생산이 차지한다. 가축들은 얼음이 없는 땅의 30%를 점유하고 있고, 담수의 30%를 소비한다.

환경 전문가들에 의하면 채식은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일 뿐 아니라 지구의 산성화, 수질 오염, 물 낭비 등도 개선할 수 있다. 가축을 방목하거나 농장을 만들기 위해 벌채하는 지역도 줄일 수 있다.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 2000년 이후 농업으로 손실된 땅을 추적한 연구에 의하면 영국,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를 합친 만큼의 면적이 사라졌다.

숲을 개간하고 가축을 먹이기 위한 농작물을 심으려면 많은 양의 물을 소비하고 질소 비료를 뿌려야 한다. 이런 비료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해양 생물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 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육류 섭취가 증가하면서 바다 내에 저산소 폐사 지역이 늘고 있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려면 육류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지만, 채식을 하겠다는 개인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비거뉴어리와 같은 캠페인이 필요한 것은 물론, 가축 산업 문제를 개선하려는 정책 입안자들을 지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2021년 뉴욕대 연구에 따르면 육류 및 유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기후 위기 관련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의회와 환경보호청에 로비를 하고 있으며 이는 기후 변화를 막기 어려운 장애물이 되고 있다.

대체육 생산 등 정부 차원의 연구 지원도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채식 섭취를 늘리려면 정크푸드보다 건강한 식물성 식품에 접근하기 편한 환경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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