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얼굴 vs 길어보이는 얼굴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턱을 깎아서 길이를 줄이고 싶어요. 제 얼굴이 길어서요.”'
성형외과를 찾아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얼굴이 길지 않은 경우가 오히려 더 많습니다. '긴 얼굴'과 '길어보이는 얼굴'을 혼돈하기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긴 얼굴’의 기준은 '수치'입니다. ‘긴얼굴’은 이마 모발선 중심에서 턱끝 중심까지 수직 길이를 자로 잰 수치가 긴 것을 말합니다. ‘길어보이는 얼굴’은 '형태와 비율'을 기준으로 합니다. 정의상 간단하고 명확할 것 같지만, 실제 얼굴에선 헷갈리기 쉽습니다. 얼굴이 '길어보이는'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턱끝이 앞으로 돌출되어 마치 ‘주걱턱’처럼 턱이 보이거나, 반대로 무턱으로 중안면이 강조되며 ‘말상’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굴 폭이 좁아 '오이상'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고, 하관이 뭉뚝하게 넓으면서 옆선이 일자로 떨어지는 얼굴도 있습니다.
얼굴이 길어 보이는 이유는 이처럼 다양합니다. 해결책은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턱을 깎아 길이를 줄인다고 긴 느낌이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드물지만 오히려 길이를 늘여줘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분은 얼굴이 길어 보여 고민이라 하셨지만, 실은 하관이 넓고 짧은 얼굴입니다. 하관이 짧아 인중과 중안면은 더 길어보이고, 하관이 넓으니 얼굴 옆선이 넓고 긴 느낌을 줍니다. 이런 경우는 하관의 폭을 줄이면서, 길이는 살짝 늘이는 게 좋습니다.
이런 얼굴에서 턱끝 길이를 줄였다면 중안면이 더 길어 보일 것입니다. 막연히 ‘얼굴이 길다’ 고 생각하는 분들은, 턱 길이를 줄이면 긴 얼굴이 해결되며 얼굴도 작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턱끝이 긴 얼굴이라면, 턱 길이를 줄이는 수술로 좋은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정작 이런 경우는 드뭅니다. 길어 보인다고 턱끝을 무작정 줄이면, 비율이 바뀌어 중안면과 인중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길어지는 등 원치 않는 결과가 발생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턱끝을 너무 줄여 다시 늘리는 수술을 원하는 분들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많은 성형 정보 중, 긴 얼굴을 얼마나 많이 줄이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은 많습니다. 길어 보이는 얼굴에서 무작정 턱을 짧게 만들면 안된다는 내용을 찾기는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얼굴이 길어 보인다는 이유로 고민 하신다면, 막연히 턱을 깎아 길이를 줄이면 안된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