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해"… 알고 보니 ‘학습장애’
자녀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해서’ 걱정인 부모들이 많다. 자녀가 정말 머리가 좋은데,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문제인 걸까? 대다수 부모는 자녀의 지능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혹시’하는 생각에 병원에 갔다가 ‘학습장애’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의학계에선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20% 정도가 일정 부분 학습에 문제가 있고, 4∼9%가 ‘학습장애’라고 추정한다.
▼ ‘학습장애’란 무엇인가?
지능이 정상이고 가정환경도 특별한 문제가 없지만, 읽기 쓰기 듣기 셈하기 등 특정 분야에서 잘 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학습장애는 △지능지수(IQ)가 70 이하인 ‘학습지진’이나, △기초 학습이 부실하거나 가정문제 환경요인 등으로 공부를 못하는 ‘학습부진’과는 다르다.
▼ ‘학습부진’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차이점
‘학습장애’와는 다른 ‘학습부진’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일반인으로서는 구별하기 어렵다. 자녀가 학교 공부를 심각하게 못 따라갈 때는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치료의 첫 걸음이다. 학습장애에 비해, ‘학습부진’은 아이가 학습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뚜렷이 드러난다. 학습장애는 특정 영역의 학습에 뒤쳐지는 반면, ‘학습부진’은 전반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게 특징이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뇌나 신경계의 이상이 원인이다, 우울증이나 정서장애 등으로 오는 ‘주의력 산만’과는 다르다. 산만함, 과잉행동,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어렵고, 친구 관계에서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
▼ ‘학습장애’의 종류와 원인
△비슷한 단어를 틀리게 쓰는 경우 △글을 읽을 때 한 줄씩 건너 뛰어 읽는 경우 △가로셈은 잘 하지만 세로셈을 전혀 못하는 경우 등 다양한 유형의 학습장애가 있다. 특히 우울증, 열등감, 의욕상실 등 심리적 이유 때문에 나타나는 학습부진과 달리, 뇌나 신경 계통의 이상으로 눈이나 귀를 통해 들어간 정보가 뇌를 거쳐 나가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 ‘학습장애’ 어떻게 진단받나?
병원에선 기초학습능력검사와 지능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 심리치료와 학습교육을 병행한다. 치료는 빠를수록 좋고 초등학교 2학년이 지나면 치료가 힘들다. 유아원이나 유치원에 다닐 무렵 △낱말카드 놀이를 전혀 못하거나 △말이 너무 늦는 경우 △가족 중에 비슷한 환자가 있을 때는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 ‘학습장애’의 대표적 증상 11가지
①말한 내용 중 ‘…이 아닌것’ ‘…은 아니다’ 등을 빠뜨리고 듣는다. ②방금 전에 들은 것을 잊어버린다. ③방향을 이해하지 못한다. ④말할 때 단어를 빠뜨리거나 다른 단어를 넣고 순서를 바꾼다. ⑤단어를 전혀 틀리게 발음하고 못고친다. ⑥새로운 단어를 읽지 못한다. ⑦읽을 때 단어나 줄 문장을 빼먹는다. ⑧받아쓰기나 띄어쓰기를 못한다. ⑨문자나 숫자를 거꾸로 쓴다. ⑩계산 부호를 혼동한다. ⑪받아올림이나 받아내림으로 풀어야할 셈을 못한다.
▼ 부모의 역할, 조금만 잘해도 자주 칭찬해야
병원에서 자녀가 ‘학습장애’라는 진단을 받은 부모는 그동안 아이를 꾸짖은 데 대해 죄책감을 갖거나 낙담하게 된다. 그러나 자녀 앞에서 죄책감과 슬픔을 표현하면 아이의 심리가 불안정해져 학습동기가 더 떨어진다. 조금만 잘 해도 칭찬을 해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자주 안아주는 등의 방법으로 ‘사랑’을 전해야 한다. 학습장애는 빨리 고칠 수 없기 때문에, 서두르면 안된다. 학년과 상관 없이 이해 못하는 부분을 반복해 가르치면 언젠가는 알게 된다는 생각으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