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음주란 없다? 알츠하이머 촉진 가능성

생쥐 뇌 실험서 유의미한 결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적당한 음주도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뇌세포 손실과 독성 단백질인 플라크 형성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질병의 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Disease)》2월호에 게재된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책임자인 웨이크포레스트대 의대의 섀넌 맥컬리 교수(생리학 및 약리학)는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알코올이 초기 단계에서 알츠하이머병의 병리학적 계단을 가속화할 수 있으며 적당한 알코올 섭취도 뇌 손상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웨이크포레스트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세일럼에 위치한 종합사립대이다.

연구진은 생쥐에게 물과 알코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10주간의 만성 음주 접근법을 사용했다. 이는 알코올 섭취에 관한 인간의 행동을 모방한 것이다. 이후 연구진은 자발적이고 적당한 알코올 섭취가 건강한 뇌 기능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또한 알코올 섭취가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와 관련된 질병 경로를 변화시키는지 여부도 조사했다.

그 결과 뇌 위축(뇌세포 손실)이 증가하고 뇌 내부의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수가 증가했으며, 더 많은 수의 작은 플라크가 발견됐다. 이는 잠재적으로 노년기에 플라크가 더 많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또 쥐에게 공급하는 알코올을 갑작스럽게 중단할 경우 알츠하이머에 축적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핵심 구성 요소인 아밀로이드 베타(Aβ)의 수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맥컬리 교수는 종전 연구에서 혈당 상승이 Aβ 및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적당한 음주도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 생체지표의 상승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 뿐아니라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병의 위험까지 증가시킨다.

적당한 음주는 불안과 치매 관련 행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알츠하이머병협회(AA)에 따르면 치매의 약 60~80%는 알츠하이머병이다.

맥컬리 교수는 “알코올 섭취는 알츠하이머병과 치매의 위험 요인이지만 노력에 의해 수정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동물 연구 결과는 종종 사람과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6999612200359X)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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