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만족도' OECD 하위권...한국인, 진짜 불행할까?
객관적 지표는 좋은 평가, 주관적 지표서 낮은 점수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삶의 만족도는 하위권에 해당한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단, 동서양 문화 차이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흥미로운 해석이 있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20일 한국의 삶의 질을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객관적인 지표는 상위권에 속하지만, 주관적 지표에서 순위가 낮았다.
국가 간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로는 OECD '더 나은 삶의 지수(BLI)', UN SDSN '세계행복보고서(WHR)', UNDP '인간개발지수(HDI)'가 있다.
더 나은 삶의 지수는 11개 영역에서 24개 지표를 살피고, 세계행복보고서는 삶에 대한 평가 단일항목으로 구성된다. 인간개발지수는 기대수명, 기대교육년수, 평균교육년수, 1인당 GNI 등 4가지 지표가 있다.
더 나은 삶의 지수는 주관적 지표와 객관적 지표가 혼용돼 있는데,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41개국 중 32위인 하위권에 속한다. 시민참여(2위), 주거(7위), 교육(11위)은 상위권이지만 건강(37위), 공동체(38위), 환경(38위) 등은 낮았다.
주관적 지표만 다루는 세계행복보고서에서는 OECD 38개국 중 36위였다. 전 세계 146개국 기준으로는 59위였다. 건강기대수명(3위), 1인당 GDP(26위)는 상위권이나 부패(44위), 관용(54위), 사회적 지원(85위), 자율성(112위)은 중하위권이었다.
객관적 지표로만 구성된 인간개발지수는 188개국 중 19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주관적인 지표가 낮은 이유에 대한 재미있는 해석이 있다. 유튜브 채널 '조승연의 탐구생활'에서는 건강지수, 삶의 만족도 등이 설문조사로 진행된다는 점에 함정이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당신은 얼마나 건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십니까?"
이러한 주관적인 질문에 대한 동서양 답변에 차이가 있다는 것. 서양인은 음식 맛을 표현할 때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제일 맛있어"라고 말한다면, 동양인은 제법 괜찮은 음식에 대해서도 "나쁘지 않네" 정도의 표현을 하는 문화다.
이는 신체 건강지수를 통해 확인된다. 한국, 일본 등은 비만 인구가 적고 기대수명이 길며 서양인보다 전반적으로 건강하다. 하지만 설문조사에서는 오히려 서양인이 건강하다는 결과가 나온다. 건강 설문 평가 OECD 평균값이 68%일 때 한국은 33.7%, 일본은 36.6%로 낮지만 미국은 87.9%로 매우 높았다. 동양인은 자신의 신체건강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서양인은 건강에 자신감을 표현한다는 것.
행복지수도 이처럼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한다. 10점 만점 중 삶의 만족도가 몇 점인지 매기는 방식이다. 동일한 행복감을 느낄 때 서양인은 높은 점수를, 동양인은 낮은 점수를 매길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단, OECD 회원국의 연간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을 보면 한국이 항상 상위권에 속한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지표에서도 한국의 행복도는 높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통계청의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서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았다. 한국의 출산율 역시 전 세계 꼴찌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삶의 질과 관련한 객관적 지표에서 우리나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분석과 대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