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줄기세포 시술'…지방세포 활성화 기능없는 '반쪽 시술'
‘SVF’는 지방이식 후 생착률 상승에 꼭 필요한 시술, PRP는 줄기세포 없어
미용성형 업계에서 '줄기세포 지방이식'이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한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지방이식이라고 하면 대부분 줄기세포 지방이식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줄기세포 지방이식은 흔히 줄기세포와 자가 지방만 이식 부위에 함께 넣어주는 시술로 인식하곤 한다.
줄기세포 지방이식은 정확히 어떤 것을 뜻하는 것일까. 줄기세포 지방이식은 지방유래 줄기세포(ADSCs)가 속해있는 세포들의 집단인 SVF(Stromal Vascular Fraction)와 자가 지방을 각각 채취해 원하는 부위에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이 SVF 안에는 지방유래 줄기세포를 포함해 내피세포, 내피전구세포, 혈관주위세포 등 다양한 세포들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세포 분화의 기능 외에도 상처회복 및 조직재건, 혈관생성 등의 기능을 추가로 수행한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줄기세포 지방이식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유사 줄기세포 수술'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혈액에서 뽑은 PRP(Platelet Rich Plasma)를 지방과 함께 주입하는 'PRP 지방이식'이 대표적이다.
◇ PRP, 혈액에서 추출한 혈소판 성분…손상된 피부 개선 효능
PRP 지방이식은 말 그대로 PRP라는 물질을 지방과 함께 이식하는 시술이다. 우리 몸의 혈액을 채취해 원심 분리 과정을 거치면 혈장, 혈소판 및 백혈구, 적혈구로 각각 구분되는데, PRP는 이 중 혈장과 혈소판 및 백혈구를 통칭한다.
PRP의 핵심은 '혈소판'이다. 혈소판에는 상처 치유를 돕는 성장인자가 포함돼 있어,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고 손상된 피부를 개선하는 효능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PRP는 혈소판풍부혈장 또는 자가혈성장인자 등으로 불린다.
PRP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 중 하나는, PRP를 지방과 함께 이식할 경우 지방세포의 '생착률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다수의 문헌에 따르면, 실제로 생착률을 높여주는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PRP 지방이식 수술 후 재수술을 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 PRP에는 줄기세포가 없고, SVF에는 줄기세포가 있다
PRP 지방이식과 SVF 지방이식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PRP와 SVF의 가장 큰 차이는 '줄기세포의 유무'다. PRP는 줄기세포가 '없는' 혈액세포이지만, SVF는 지방유래 줄기세포가 '포함'된 세포 집단인 것이다.
PRP는 일시적인 생착을 유도하지만, 주 기능은 손상된 피부를 개선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것으로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기능은 가지고 있지 않다. 즉 분화와 재생을 통해 이식된 지방의 생착을 적극적으로 돕는 줄기세포의 기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PRP와 SVF는 체내에서 채취해 지방의 생착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SVF는 줄기세포가 포함돼 있어 세포 자체를 생성하고 분화하지만, PRP는 줄기세포가 포함돼 있지 않아 기존 세포를 치유하는 역할만 수행할 수 있다. 다만 PRP는 혈액을 통해 쉽고 간편하게 채취할 수 있고, SVF는 지방조직을 통해 채취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지방이식 후 생착률 상승에 꼭 필요한 ‘SVF’
SVF는 지방유래 줄기세포가 포함돼 있어 이식된 지방세포가 활성화 및 증식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세포가 죽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살아 남을 수 있다. 즉, 이식된 지방의 ‘생착률’ 상승에 매우 효과적인 물질인 것이다.
또 SVF 안에는 지방유래 줄기세포와 더불어 각종 성장 인자들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이 세포들은 새로운 혈관을 생성하고 혈액공급을 촉진하며, 조직을 분화시키고 재건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여 지방유래 줄기세포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지방세포가 더욱 오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