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우중충하면 기분이 가라앉는 이유
낮은 수준의 대기 오염도 우울증과 불안 위험을 높인다
대기 오염으로 희멀건 한 날엔 더 우울하고 불안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대 지역사회 보건 및 정책 위원장인 프랭크 켈리 박사는 영국인 40만 명의 10년 동안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산화질소와 산화질소 수치가 낮더라도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16%, 불안 증세를 보일 위험이 11% 높아진다고 나타났다.
켈리 박사는 환자가 우울증이나 불안증 증세를 보이면, 거주지와 직장의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대기 오염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곳에 오래 살면 위험하므로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JAMA 정신의학 저널에 발표된 앞선 연구는 영국의 의학 데이터베이스인 유케이 바이오뱅크(UK Biobank)의 자료를 사용했다. 전체 분석에 포함된 38만 9185명의 참가자 중 1만 3131명이 우울증 진단을 받았으며 1만 5835명이 불안증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이들의 거주지의 대기 오염 정도를 측정해 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오염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우울증 및 불안증 증세를 가장 많이 보였다. 직경 2.5μm인 PM2.5는 흔히 초미세먼지, PM2.5~10는 미세먼지로 분류하는데,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는 미세먼지에 노출되든 상관없이 나쁜 영향을 끼치지만, 특히 남성이 초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불안증에 걸릴 가능성이 크게 나타났다.
켈리 박사는 "향후 대기 오염에 대한 더 엄격한 기준을 두는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신과협회의 기후변화위원장이자 정신과 의사인 엘리자베스 하세 박사는 “낮은 수준의 오염도 우울증 및 불안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대기 오염을 민감하게 살피고 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