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퇴행으로 더욱 취약한 중년층 이상의 어깨관절 통증은 ‘오십견’이란 별칭이 붙을 만큼 매우 흔하다. 다만 어깨 통증을 야기하는 질환은 다양하다.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은 명확한 원인을 몰라 혼란스럽고 어떻게 치료해야 할 지 막막해 하기 일쑤다.
수술없이 치료 가능한 오십견
유착성관절낭염(오십견)은 주로 40~50대 중년층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어깨통증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심한 통증과 관절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어깨관절 중 가장 깊은 부위에 있는 얇은 막인 관절낭이 염증으로 두꺼워지고 다른 신체 조직과 붙어서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지면서 생긴다. 어느 날 이유 없이 가만히 있어도 아프고, 한 팔로 다른 팔을 들어 올리려고 해도 심한 통증 탓에 제대로 올리지 못한다면 유착성 관절낭염을 의심해야 한다.
당뇨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발생률이 높으며 증상도 심해 치료 기간도 길다. 통증이 매우 심하고 움직이기 불편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악성 질환이지만 특별한 수술적 치료 없이 꾸준한 재활운동 및 약물 치료로도 좋아질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 시 수술 필요할 수도
어깨를 움직이는 근육인 회전근의 힘줄 부위가 손상돼 발생하는 ‘회전근개 질환’도 흔한 어깨 질환이다. 퇴행성 변화로 약해진 힘줄이 찢어져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가장 많다.
초기에는 대개 팔을 움직일 때 특정 위치에서만 통증이 느껴져 불편한 정도지만, 점차 머리감기, 옷입기 등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최근에는 수영, 테니스, 골프 등 스포츠 활동으로 인해 20~30대 젊은 연령층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정형외과 곽재만 교수는 ”최근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데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지 않고 수영이나 테니스, 턱걸이 등 어깨를 올리는 운동을 반복적으로 무리하게 하면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전근개 파열은 손상 범위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경미한 손상은 보존적 치료 (약물, 재활운동)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증상을 무작정 방치하면 근육 파열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제 때 병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파열된 깊이가 깊고 넓을 경우에는 봉합술을 고려해야 한다. 봉합이 어려울 정도로 파열 범위가 큰 광범위파열의 경우 환자의 연령과 활동량, 관절 상태 등을 고려해 인공관절 치환술 또는 인대 이식술을 고려해야 한다.
석회성건염, 비수술적요법으로 치료 가능
석회성건염은 회전근개 힘줄 부위에 석회가 침착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회전근개 질환의 초기 증상과 비슷해 혼동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석회 유무 및 회전근개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석회성건염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낮보다는 밤에 통증이 심하다. 주로 중년 이상의 환자가 외상이 없는데도 갑자기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석회는 대부분의 경우 힘줄 부위에 쌓이더라도 자연적으로 흡수되어 사라지는데, 이 과정에서 심한 통증이 생긴다.
중년에 주로 발생하는 어깨질환은 다양하지만 해부학적 위치상 관절낭과 회전근개는 매우 밀접하게 붙어 있어 질환 판별에 혼동이 생기기 쉬우며, 실제로 두 부위에 동시에 질병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곽 교수는 “뒤섞인 증상 가운데 주된 증상이 무엇인지 면밀한 검사를 통해 가려내고 효과적 치료의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치료 방침을 잘못 정하면 증상이 악화해 치료를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 진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