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초만에 파킨슨병 포착...AI가 음성 분석
언어능력 변화, 종종 운동기능 장애보다 먼저 발생
파킨슨병은 운동과 근육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진행성 신경계 질환이다. 현재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치료법은 없으나 증상을 조기 발견하면 질병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된다. 병이 진행되면서 다른 증상과 함께 언어능력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리투아니아 카우나스공대(KTU)와 리투아니아보건과학대(LSMU)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음성 데이터 분석을 통해 파킨슨병의 초기 징후를 파악했다고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일반적으로 손 떨림, 근육 경직 혹은 균형 문제와 같은 운동 기능의 상실과 관련이 있다. KTU 리티스 마스켈리우나스 연구원에 따르면 운동 활동이 감소함에 따라 성대, 횡격막, 폐의 기능도 저하된다. 그는 “언어 변화는 종종 운동 기능 장애보다 더 일찍 발생한다”면서 “말의 변화가 질병의 최초 징후일 수 있다”고 말했다.
LSMU 의대 이비인후과 비르길리우스 울로자스 교수에 의하면 파킨슨병 초기 단계의 환자들은 좀더 약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다. 또한 말이 단조롭고, 표현력이 떨어지며, 더 느려지거나 단편적일 수 있다. 이를 귀로 알아채기는 매우 어렵다. 병이 진행되면 목이 쉬거나, 더듬거리거나, 단어의 발음이 흐려지는 것 같은 증상이 보다 분명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들 증상을 활용해 리투아니아 연구팀은 질병을 더 일찍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마스켈리우나스 연구원은 “질병의 조기 진단을 용이하게 하고 치료 효과를 추적하기 위해 이 방법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파킨슨병과 언어 장애 사이의 연관성을 찾는 일이 디지털 신호 분석의 세계에서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기술 발전과 더불어 음성에서 더 많은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AI를 사용해 음성 신호를 분석하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계산과 진단은 몇 시간이 아닌 몇 초 만에 이뤄진다. 이 연구는 리투아니아 언어의 세부 사항에 맞춰 조정됐고 AI 언어 데이터 베이스를 확장했다.
연구팀은 “우리의 접근 방식은 음성 샘플을 사용해 건강한 사람들과 파킨슨병 환자를 구별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알고리즘은 이전에 제안된 것보다 정확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방음 부스에서 건강한 사람과 파킨슨병 환자의 음성을 녹음했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이 녹음을 평가해 신호 처리를 ‘학습’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알고리즘에는 강력한 하드웨어가 필요없고, 향후 모바일 앱으로 이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스켈리우나스 연구원은 “임상 실습에 적용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연구 결과는 매우 높은 과학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는 《응용과학》에 발표됐다. 원제는 ‘A Hybrid U-Lossian Deep Learning Network for Screening and Evaluating Parkinson’s Dis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