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포유류서 확산...대유행 오나?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미약'...감시체계 강화는 필요
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의 영향으로 전 세계 많은 동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유럽 동물농장의 밍크처럼 가축화된 동물, 곰이나 여우처럼 육지에 사는 야생 포유류, 남아메리카 바다사자 같은 해양 포유류까지 수백 마리의 포유류가 조류독감에 감염됐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닭, 오리 등 조류에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지만, 종의 장벽을 넘어 포유류 감염이 늘고 있다.
동물의 건강은 인간 건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감염되는 포유류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인간에게 미치는 피해 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일 조류독감이 포유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행히 아직 인간에 미치는 위험은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가장 광범위하게 문제를 일으키는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H5N1형이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염이 일어나지 않는다. 조류와 직접 접촉했을 때 사람도 감염될 수 있지만, 그 사례가 많은 건 아니다. 지난 20년간 약 900여 건의 감염이 있었다. 단, 치사율은 매우 높다. H5N1 감염자 중 절반이 사망했다.
이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가 일어나는 상태에 이르면 팬데믹을 일으키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은 인간 세포에서 능숙하게 퍼지지 못하지만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계속 복제가 일어나면 인간에게 잘 번식하는 돌연변이가 일어날 수 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철새 등을 따라 멀리 빠르게 확산된다는 점도 안심하기 어려운 이유다.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당장 인간에게 효과적으로 확산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람의 세포 수용체와 보다 잘 결합하기 위해 진화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유류 감염이 늘고 있다는 건 인간에게도 보다 효과적으로 감염될 기회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경험을 바탕으로 조류독감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시중에 유통되는 닭, 오리, 달걀 등을 걱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이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해도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75도에서 5분만 가열하면 사멸한다. 조류나 알 섭취 시 충분히 가열해 먹으면 된다. 조류독감이 유행하는 지역 방문은 자제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방문할 수밖에 없다면 가금 농장 방문을 금하고 야생 조류와 함부로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