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찾아오는 고혈압…가장 위험한 합병증은?
뇌졸중 환자의 약 80%에서 고혈압 나타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인구의 고혈압 환자는 2021년 1374만 명으로 20세 이상 성인의 31.3%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 인구가 늘며 만성질환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 신체검사나 진찰 중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혈압은 혈액이 동맥혈관 벽에 가하는 힘을 말한다.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으로 본다. 고혈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원인 질환에 의해 고혈압이 발생하는 경우를 이차성 고혈압,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를 본태성(일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95%는 본태성 고혈압이다.
만약 젊은 나이에 고혈압을 진단받는다면 이차성 고혈압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차성 고혈압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수 혈액 검사를 통해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갈색세포종과 같은 내분비 질환 유무를 알 수 있다.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신장질환 등의 합병증 때문이다. 고혈압은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머리가 무겁거나 숨이 차고 두통, 이명, 현기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뇌출혈이다. 고혈압으로 인해 미세한 뇌동맥이 파열되면 피가 뇌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 뇌졸중 환자의 약 80%에서 고혈압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부전증도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심장 근육이 비대해지고 기능이 저하되는데 그 결과로 운동할 때 호흡 곤란을 느끼고, 휴식할 때에도 숨쉬기가 어려워져 부정맥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혈압은 흡연, 고지혈증과 함께 동맥경화증의 3대 발생 위험 인자로도 꼽힌다. 고혈압으로 인해 손상된 혈관에 백혈구와 혈소판이 반응하며 동맥경화를 유발하게 된다. 또 고혈압을 방치하면 단백뇨와 같은 신장 질환이 나타날 수 있는데 점차 악화되면 신부전증, 요독증 등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부장은 “비만, 앉아서 지내는 생활양식, 유전적 영향 등이 고혈압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중장년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고혈압 수치가 나타나곤 하는데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더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부장은 “고혈압은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며 “고혈압과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식단을 채소 위주로 섭취하고,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는 등 생활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