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400억 원 배상"... '보톡스 균주' 1심서 메디톡스 승소
서울중앙지법 배상 및 제품 폐기 선고… 대웅제약 '항소'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균주를 둘러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민사소송 1심에서 메디톡스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부장판사 권오석)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대웅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하고, 대웅제약에 손해배상을 명령하는 판결을 했다.
대웅제약에게 메디톡스에 400억원을 지급하고, 균주를 활용해 만든 완제품을 폐기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균주 관련 제조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재판부는 대웅이 보툴리눔 독소 제제 생산에 사용해 온 균주는 메디톡스의 균주로부터 유래된 것이며, 국내 토양에서 분리했다는 대웅 측의 주장은 여러 증거에 비춰 믿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또 보툴리눔 독소 제제 생산에 사용한 제조공정은 대웅이 불법 취득한 제조공정에 기초해 개발한 것으로 보고 독자 개발했다는 대웅 측 주장이 지나치게 짧은 개발 기간, 개발 기록 등으로 봐서 믿기 어렵다고 봤다.
메디톡스는 “법원의 판결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 과학적 증거로 내려진 명확한 판단이다"며 "이번 판결을 토대로 메디톡스의 정당한 권리보호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불법 취득해 상업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법원의 1심 판결은 전자 분석만으로 유래 관계를 판단할 수 없다고 인정했으면서도 추론에 기반해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한계를 보인 점이 유감"이라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웅제약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2년 2월 4일 서울중앙지검이 광범위한 수사 끝에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 증인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메디톡스 고유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기술이 대웅제약으로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내린 무혐의 처분과 상반된 무리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