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마스크' 시대...멀티데믹 우려에 뜨는 '동시진단'

코로나·독감·RSV 등 호흡기 감염병 증상 유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와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이어, 다른 바이러스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퍼지는 ‘멀티데믹(감염병 복합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멀티데믹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3종 이상의 여러가지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을 말한다. 멀티데믹처럼 비슷한 질병에 동시 감염되면 감염병별 구분이 어려워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코로나19와 독감, RSV는 발열과 기침, 콧물, 재채기 등 감기와 증상이 매우 비슷하다. 겨울철 감기로 오인하게 쉬운 호흡기 감염병이어서 증상만으로는 이들을 구분하기 어렵다.

먼저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근육통, 쇠약감 등 전신 증상이 감기보다 심하게 나타나고 백신으로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등 감기와 엄연히 다르다. 또 잠복기가 1~4일로 짧고 기침이 나고 고열이 나는 순서로 진행된다.

반면 코로나19는 7~14일로 잠복기가 길고 발열증상 이후 인후통이 발생한다. 후각 또는 미각 손실, 호흡곤란 등 특이 증상이 나타난다.

RSV는 주로 겨울에 유행한다. 2세 이하 영유아나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인이 주로 감염된다. 기침과 재채기를 기본으로 숨을 쌕쌕거리며 가쁘게 쉬거나 구토를 할 수 있으며, 성인은 가벼운 감기 정도의 증상에 그치지만 영유아는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호흡기 바이러스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구분이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적절한 대응에 어려움이 있으며, 동시 감염되면 중증도가 올라갈 수 있다. 따라서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 감염병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하거나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와 독감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동시진단키트 활용이나 PCR 동시 검사가 가능하다. 송성욱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3년 만에 노마스크 시대가 왔지만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가 상존하고 있기에 방심하긴 이르다”며 “감기 증상이 심하다면 근처 의료기관을 찾아 코로나19·독감 동시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빠르게 진단해 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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