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방에 코로나19 입원율 절반 뚝"

감염 초기에 처방되면 효과 더 좋아

PEG-람다는 람다 인터페론을 인공으로 합성한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새 실험 약물이 1회 주사만으로 코로나19 감염자의 입원 위험을 절반으로 줄여준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코로나19 치료제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팍스로비드의 대체제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는 ‘페길레이트 람다 인터페론(PEG-람다)’이다. 9일(현지시간)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PEG-람다는 오미크론을 포함해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에 대해 동일한 효력을 보였다. 연구책임자인 미국 스탠포드대의 제프리 글렌 교수(면역학)는 “임상시험 기간 여러 종류의 변이가 브라질과 캐나다의 개체군을 통해 작용했으나 람다는 그들 모두에 대해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PEG-람다는 감염 초기에 처방될 경우 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미접종 환자 중에서 증상 발현 후 첫 3일 이내에 PEG-람다를 주사할 경우 위약 주사 그룹과 비교해 입원 위험이 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PEG-람다는 람다 인터페론을 인공으로 합성한 것이다. 람다 인터페론은 바이러스의 침입을 감지하는 세포에 의해 분비되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서 복제하는 능력을 방해해 세균의 확산을 억제한다. 이는 또 바이러스가 침입했음을 이웃 세포에게 신호로 전달해 연쇄적 변역반응이 일어나게 한다.

글렌 교수는 “천연적이고 광범위한 항바이러스제로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신체의 첫 번째 방어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PEG-람다의 제조사인 ‘아이거 바이오제약’(Eiger Biopharmaceuticals)의 지분을 보유한 이사회 멤버다.

바이러스성 간염의 치료를 위해 PEG-람다를 연구해오던 글렌 교수와 동료들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초기 코로나19 샘플에 대한 실험실 연구에서 PEG-람다의 효능을 확인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2021년 6월~2022년 2월 브라질의 12곳과 캐나다의 5곳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증상이 시작된 지 7일 이내의 환자에게 무작위로 PEG-람다(993명) 또는 위약(1018명)을 한 차례 주사했다.

PEG-람다 주사 그룹의 3% 미만이 입원한 반면 위약 주사를 맞은 그룹의 6% 가까이가 입원했다. PEG-람다가 입원 위험을 51% 줄여준 것이다.

3일 이내에 주사를 맞을 때 결과가 훨씬 더 좋았다. PEG-람담 환자의 입원율은 1.9%였던 반면 위약 그룹의 입원율은 3.1%였다. 상대적 위험이 58% 감소한 것이다.

인터페론 약물은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알려진 면역 과잉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알파-인터페론은 C형 간염과 암 치료에 쓰이지만 그 수용체가 몸 전체에 풍부하기 때문에 수많은 장기시스템에 독성반응을 일으킨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람다-인터페론 수용체는 주로 폐, 기도, 장, 간의 내벽에만 있기에 근육조직 등 다른 조직에서는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글렌 교수는 설명했다. 다른 인터페론보다 면역반응이 심하지 않고 1회 주사로 충분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글렌은 PEG-람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 허가를 받거나 최소한 신속처리 후보로 지정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만약 팬데믹 초기에 승인이 이뤄졌다면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승인이 이뤄지면 수백 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립감염병재단(NFID)의 의학 담당 이사인 윌리엄 샤프너 밴더빌트대 교수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이 이뤄지면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는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팍스로비드는 약물 활성을 증가시키는 작용제가 들어 있어 약물의 상호작용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글렌 교수는 코로나19 외에도 독감이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같은 호흡기질환 전체로 PEG-람다의 임상시험을 확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3가지 호흡기질환이 동시 유행하는 트리플데믹 상황이 이미 벌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PEG-람다는 호흡기 유행병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에 대처하기 위한 광범위 치료법에 대한 환상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초저온 냉동고가 필요한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PEG-람다는 일반 냉장고에서 보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약값도 비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209760?query=featured_home)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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