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캔도?!'... 제로콜라는 살 안 찐다?
이론적으론 맞아... 당뇨·장내균총 등 논란은 계속
탄산음료를 좋아하지만 다이어트와 건강을 생각해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이른바 '제로'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제조사들은 설탕 등 당분이 전혀 없어 '살찔 걱정'이 없다고 광고한다. 이 말은 정말 사실일까?
◆ "하루 10캔도 살 안 쪄"... 일부 질환은 유의
이론적으로 제로콜라와 같은 무설탕 탄산음료는 많이 마셔도 살이 찌지 않는다. 당분이 없어도 단맛을 내도록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를 써서 칼로리가 거의 들어있지 않은 탓이다. 미국 건강정보매체 '미디엄'은 "체중 감량 측면에서 제로콜라를 마시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코카콜라 제로만 마신다면 사람들은 뚱뚱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국제 기준에 비춰봐도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루에 10캔 이상의 제로콜라를 마셔도 괜찮을 정도라는 것이다. 체중감량만이 아닌 건강을 목표로 했을 땐 제로콜라에 들어있는 '아스파탐'의 안전성은 불명확하다.
'미디엄'은 아스파탐이 미국과 유럽연합(EU),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여러 차례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한 평가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으로 페닐케톤뇨증 환자들은 아스파탐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이들 환자는 아스파탐을 먹으면 체내에 쌓인 페닐알라닌이 신경적 효과를 일으켜 두통이나 메스꺼움, 기분 변화, 불면증 등을 겪을 수 있다.
페닐케톤뇨증은 선천적 유전 질환으로 정상적인 아미노산 대사를 수행하지 못한다. 그 결과 페닐알라닌이 체내에 쌓여 담갈색의 모발이나 피부색소 결핍 증상이 나타나며 발작, 메스꺼움, 구토, 습진, 지능장애 등을 유발한다.
◆ '간접 영향' 논란도... 인슐린 분비·장내균총 교란 우려
아스파탐의 간접적인 악영향을 우려하는 논의가 있다. 미국의 건강정보매체 '헬스라인'은 "여러 연구가 일관성을 보이진 않더라도 아스파탐이 당뇨병 등의 질병 위험을 증가시키고 비만과 대사증후군 발병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지적한다.
이 매체는 몇가지 연구를 통해 제로콜라와 체중 증가, 당뇨병 발병 위험성의 연관성을 소개했다.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 지역 성인 5518명을 8년간 추적 관찰해 탄산음료와 체중 증가 사이의 관계성을 분석한 연구에선 매주 인공 감미료가 든 음료를 마신 경우 과체중과 비만 위험도가 2배 가까이 높아졌다. 무설탕 탄산음료 섭취한 경우엔 섭취 칼로리가 적었음에도 체중이 더욱 증가했고 9~10년 동안 복부비만 가능성을 꾸준히 높였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여성건강연구 프로그램인 '여성 건강 이니셔티브(WHI)'가 6만 4850명을 평균 8.4년 동안 추적 분석한 2017년 연구에선 제로콜라를 마시는 경우 당뇨병 유발 위험이 21%, 일반 콜라를 마시는 경우엔 43%나 높았다.
'헬스라인'은 무설탕 탄산음료가 우리 몸에 일으키는 잠재적인 악영향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심장질환 위험 증가 △하루 7잔 이상 섭취 시 신장질환 위험 증가 △골다공증 위험 증가(매일 섭취 시 골밀도 3.7~5.4% 감소) △인산 성분에 의한 치아 부식 △장내균총(마이크로바이옴) 변화에 따른 혈당조절 기능 악화
국내 의사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닥터프렌즈에서도 이 내용을 다룬 적이 있다. 아스파탐의 장기적인 인체 영향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직접 체험을 통해 제로콜라는 당분이나 칼로리가 없어 혈당을 직접 높이진 않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여러 연구를 소개하며 장내 미생물 구성에 영향을 미쳐 당 불내성, 당뇨병(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비만 등이 발병하기 쉽도록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