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인, 고통에 둔감? 오히려 더 심하게 느낀다 (연구)
자해 증상은 고통을 억누르려는 시도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높은 강도로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새클러 의학부의 타미 바살리타 박사 연구팀은 감각통합기능장애가 있는 자폐증을 겪고 있는 성인 52명과 건강한 성인 52명을 비교했다. 연구원들은 자극과 반응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심리 물리학적 시험을 사용해 고통의 수준을 평가했다.
인류의 약 10%는 감각통합장애를 겪고 있다. 감각통합은 자신과 주변 환경을 인식하도록 수많은 자극을 통괄하고 읽어내어 식별해 우리 몸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게 해준다. 만일 이 능력에 장애가 생기면 깜빡이는 불빛 혹은 에어컨이나 선풍기 소리 등 소음을 무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자폐증이 있는 사람 중 70∼90%는 감각통합장애를 겪고 있다.
연구원은 참가자들에게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자극을 주고, 참가자는 이 자극의 통증을 0에서 100사이로 평가했다.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이 일반 사람보다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신체가 통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은 자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자폐증 환자는 고통에 둔감하다고 오해한다. 바살리타 박사는 "자폐증을 가진 이들이 고통에 둔감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면서 “자폐증이 있는 사람의 자해는 고통으로 고통을 억누르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도 많은 의사들이 자폐증 환자들이 고통에 둔감하다고 생각해 자폐증 환자에게 부적절한 치료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폐증 환자를 다루는 의료진들에게 도움이 되고 환자에 맞는 치료가 가능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통증(PAIN)' 저널에 발표됐다.
◆기사 작성 도움: 유형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