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용 크롬보충제 안전한가?

많이 먹으면 심장-간-콩팥 해쳐…섭취율 극히 낮은 노인 등에만 필요

미량원소인 크롬은 견과류, 채소, 과일 등 온갖 식품에 널려 있다. 굳이 크롬 보충제를 따로 먹을 필요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크롬 보충제인 피콜린산 크롬(Chromium picolinate)은 다이어트, 혈당 낮추기, 보디빌더의 근육 만들기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20년 전부터 전 세계에서 복용되고 있는 크롬 보충제는 지방을 태우고, 인슐린을 활성화하고, 근육을 형성하고, 우울증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높은 용량의 크롬 보충제를 복용하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간과 콩팥이 손상될 수 있다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소개했다.

뉴욕대 랑곤의료센터(NYU Langone Medical Center) 사만다 헬러 수석 임상영양사는 "크롬 보충제의 효능에 대한 뚜렷한 과학적 증거는 거의 없으나 광고는 크롬 보충제가 근육량을 늘리고 체중을 줄여주고 인슐린 감수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선전한다”고 말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 다이어트 제품, 영양 및 알레르기에 관한 위원회는 “크롬이 필수 영양소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못박았다. .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 의하면 미국인의 90%가 크롬 성분을 적게 섭취하고 있다. 또 노인, 임산부, 단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과 운동을 격렬하게 하는 사람 등은 혈중 크롬 수치가 낮아지기 쉽다. 크롬 수치가 낮으면 혈당, 중성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당뇨병,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국제학술지 ≪임상영양연구(Clinical Nutrition Research)≫ 저널에 실린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제2형 당뇨병 환자들 사이에서 크롬 보충제는 체중, 혈당 수치에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콜레스테롤 수치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만 약간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학·생물학의 미량원소에 관한 저널(Journal of Trace Elements in Medicine and Biology)에 실린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에서 충분한 양의 크롬을 섭취하기 때문에 크롬 보충제를 따로 먹을 필요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크롬 보충제에 대해 ‘건강 강조 표시’만 허용하고 있다. FDA는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피콜린산 크롬이 인슐린 저항성의 위험을 낮출 수 있으므로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제안한다. FDA는 피콜린산 크롬과 인슐린 저항성 또는 제2형 당뇨병 간 관계의 존재가 매우 불확실하다고 결론을 내린다"고 밝혔다.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 의하면 식품의 크롬 성분은 통상 안전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고용량의 크롬 보충제는 인슐린의 당 저하 효과의 감소, 위 자극, 피부 가려움증, 발적 등 각종 부작용을 빚을 수 있다. 심장이 빨리 또는 불규칙하게 뛰고 간과 콩팥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마운트 시나이 병원 관계자들은 부작용 위험과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때문에 크롬 보충제를 복영하고 싶을 땐 반드시 의사 등 전문인과 의논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크롬이 상호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약물에는 각종 제산제가 포함된다. 당뇨병 약을 이미 복용하고 있다면 크롬이 저혈당 쇼크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인슐린, 메트포르민, 다이아베타(성분명 글리부라이드), 글루코트롤(성분명 글리피자이드) 등도 혈당을 갑자기 떨어뜨릴 수 있다. 아스피린, 애드빌, 모트린, 알리브 등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는 크롬 수치를 높일 수 있고, 스테로이드는 크롬 수치를 낮출 수 있다.

크롬 성분은 식품의 과일, 채소, 통곡물, 가금류 등 많은 식품에 널려 있다. 통곡물 빵 및 시리얼, 살코기, 치즈, 후추·백리향 등 향신료, 양조장 효모, 돼지 콩팥 및 기타 내장육, 버섯, 오트밀, 자두, 견과류, 아스파라거스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크롬의 하루 적정 섭취량은 남성 35mcg(마이크로그램, 1/1000mg), 여성 25mcg이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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