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늘어날까?...정부 "전문인력 총량 늘려야"
의료계는 의료 인력 공급 과잉 우려
정부가 필수의료 살리기 방안으로 의료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내 의료계와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전북대병원으로 이송된 교통사고 환자가 응급수술 의사가 없어 7시간 대기하던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9년에는 수술 후유증 환자가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수용 불가' 통보를 받아 뇌사했다. 2022년에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수술할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가 골든타임을 넘겨 사망했다.
국민들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자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1일 '필수의료 지원대책'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국민들이 골든타임 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필수의료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중증외상 골든타임은 1시간 이내, 심근경색은 2시간 이내, 허혈성 뇌졸중은 3시간 이내다.
정부는 주요 과제 중 하나로 필수의료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응급의료센터는 응급실의 시설과 인력을 바탕으로 지정돼 수술과 같은 치료 역량에 대한 검증은 미흡하다. 중증·응급환자 원내 사망률은 2019년 6.4%에서 2020년 7.5%로 증가했다. 고난도 수술 등 전문치료가 가능한 인력이 부족해 복지부는 의료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우선 현 인력 범위 내에서 필수의료 인력 유입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전문의를 신규 양성하려면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현재의 인력수급 범위 내에서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지역·과목 간 균형 배치를 통해 인력 유입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문인력 총량이 늘어나도록 의료 인력 공급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달 16일부터 대한의사협회와 의료현안협의체를 꾸려 필수의료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는 "의료계와의 협의를 통해 적정 의료인력이 확충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을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인데, 이는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어 향후 정부와 의료계의 의견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의대 정원 확대 등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의료계는 의사 수가 늘어나도 필수의료 전문의 부족 문제나 지역 간 인력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국내 인구가 줄고 있다는 점에서 의사 수 확대는 앞으로 의료 인력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