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권고, “일주일에 맥주 두 잔”.... 한국은?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좋다?... 점차 설득력 잃고 있어
최근 캐나다 보건 당국이 ‘일주일에 맥주 두 잔 이하’로 마시라는 음주 권고안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캐나다 국민 일부는 “이는 사실상 금주를 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때 ‘적당한’ 음주는 심혈관 등 건강에 좋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점차 힘을 잃고 있는 추세다. 알코올(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 캐나다 보건 당국 “일주일에 맥주 두 잔 이하”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 산하 캐나다 약물사용·중독 관리센터(CCSA)는 최근 “적당한 음주도 암, 심장병, 뇌졸중 등 중증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음주 권고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적정 음주량은 ‘5도짜리 맥주 355mL 한 잔’, ‘12도 포도주 148mL 한 잔’, ‘40도 증류주 한 잔’ 등이다. 이보다 적게 마시면 중증질환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사실상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좋다는 뜻이다. 이번 권고안은 말 그대로 권고일 뿐이다. 보건 당국 입장에서 술은 가급적 적게 마시라는 의견 제시를 한 것이다.
◆ 한국 보건당국 “국민암예방수칙, 하루 한 잔의 술도 피하기”
한국 보건당국은 ‘암 예방’에만 관련해 한 잔의 술도 마시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캐나다처럼 암을 포함해 심장병 등 포괄적인 음주 가이드라인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민 암예방 수칙’에는 “암 예방을 위해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가 들어 있다. 한때 약간의 음주는 허용했지만 암 예방과 관련해서는 하루 한 잔도 위험하다는 것으로 강화됐다. 이는 유럽 등 세계적인 추세에 따른 것이다.
◆ 세계보건기구(WHO) “술은 1군 발암 요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술을 1군(group 1) 발암 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유럽 암예방 수칙에선 암에 관한 한 안전한 양(no safe limit)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적정’ 음주의 개념은 나라마다 다르다. 특히 술의 종류와 양이 다르기 때문에 명확한 기준을 만들기 어렵다. 다만 암 발생에 있어서는 한 잔도 안 된다는 것에 거의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 술 센 사람 있지만... 과음 계속하면 일찍 사망할 위험 높아
태생적으로 ‘술이 센 사람’이 있는 게 사실이다. 알코올 분해 능력이 강해 남보다 덜 취할 수 있다. 하지만 과음을 계속하면 일찍 사망할 위험만 높아진다. ‘술에는 장사 없다’는 말이 의학적으로 맞다. 술의 주성분은 에탄올이라는 알코올이다. 암 발생 위험은 술의 종류와 상관없이 에탄올을 ‘얼마나 많이, 자주 섭취하느냐’에 달려 있다. 에탄올이 몸속에서 흡수·분해될 때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이 생긴다. 두통 등 숙취는 물론 암, 간 질환 등 중증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 술 약한 사람은 더욱 조심... 금세 얼굴 붉어지는 사람, 여성 등
한두 잔의 술을 마셔도 금세 얼굴이 붉어지고 취기를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알코올 분해 능력이 낮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몸속에서 더 많은 독성물질(아세트알데히드)을 만들어낸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진다. 술이 약한 사람에게 억지로 술을 권하면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다. WHO에 따르면 음주를 하면 구강⋅인후⋅후두⋅식도⋅간암⋅유방암⋅대장암 등 7가지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