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유전자 치료법 가속화... 면역 거부無
1세대 가위 개량형 ... 3세대 크리스퍼 가위와 달리 '박테리아 단백질' 의존X
‘아연 집게’로 많이 번역되는 징크 핑거(Zinc Finger)는 1세대 유전자 가위다. 요즘 유전자편집기술로 각광받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3세대)나 프라임 에디터(4세대)의 조상 격이다. 정확한 명칭은 아연-손가락 핵산분해효소(ZNF)다. 내부 구조가 아연 이온을 손가락 내지 집게로 잡고 있는 형태라고 해 '아연 집게‘로 불리게 됐다.
징크 핑거는 기본적으로 3개의 염기만 인식할 수 있다. 여러 개를 이어 붙인다 해도 9~18개 정도만 인식 가능하다. 반면 다른 유전자가위는 인식할 수 있는 염기서열의 숫자가 훨씬 더 많다. 대신 징크 핑거는 결함 있는 DNA코드만 잘라내 DNA를 복구하는 효율성은 가장 뛰어나다.
이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수한 유전자 조합 별로 그에 딱 들어맞는 징크 핑거를 생산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26일(현지시간) 《네이처 생명공학》에 발표된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뉴욕대(NYU)와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한 ‘ZF디자인’이란 이 프로그램은 약 500억 개의 징크 핑거-DNA 상호작용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다양한 단백질구조에 맞춰 그에 맞는 맞춤형 징크 핑거를 생산할 수 있게 해준다. 논문의 제1저자인 NYU 랭곤의대의 데이비드 이치카와 박사과정 연구원은 “우리 프로그램은 어떠한 변형에 대해서도 그에 맞는 징크 핑거 그룹을 식별해낼 수 있으며 이러한 유형의 유전자 편집을 이전보다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기술은 모든 인간세포의 작동명령을 암호화하는 DNA 문자서열의 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낭포성 섬유증, 테이-삭스병, 겸상적혈구 빈혈 같은 질병에 대한 유전자 치료법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특히 암세포를 죽이는 것부터 더 영양가 있는 작물을 설계하는데 쓰이고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보다 잠재적으로 더 안전한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징크 핑거는 전적으로 인간 단백질에서 유래하지만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박테리아 단백질에 의존한다. 박테리아 단백질은 인간의 면역체계에서 거부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면역체계가 이질적 단백질의 침입과 그로 인한 감염으로 간주해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징크 핑거는 CRISPR에 비해 더 작고 더 유연한 유전자 치료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연구책임자인 NYU의 마커스 노예스 교수(생화학 및 분자약리학)는 “ZFD의 속도를 높이고 더 작은 크기를 결합함으로써 우리 시스템은 이러한 단백질을 사용하여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미래에 이 접근법은 심장병, 비만 및 많은 자폐증 사례와 같은 여러 유전적 원인을 가진 질병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노예스 교수는 징크 핑거가 여전히 제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징크 핑거는 단일 유전자에만 특정되지는 않기 때문에 의도한 목표치를 넘어 다른 유전코드에 의도하지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다음 단계의 목표는 ZFD를 개선해 원하는 유전자 편집만 촉진할 수 있게 보다 정밀한 징크 핑거 그룹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7-022-01624-4)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