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독감에 걸렸는데...백신 맞으라고?
독감 완치 2주 후가 최대 효과
이번 겨울에 독감에 걸려 고생했는데 독감백신을 맞으라고 한다면 몇 명이나 선뜻 팔을 걷어부칠까?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더라도 4개월 이상이 지나면 재감염을 막기 위해 백신을 맞는 게 낫다는 게 보건 당국의 권고다. 독감에도 이런 ‘공식’이 통용될까. 미국 매체 ‘허핑턴포스트(Huffington Post)’가 25일(현지시간) 이에 대해 보도했다.
확산세가 약화되긴 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독감 인플루엔자에 감염될 위험은 여전하다. 이번 겨울 독감 백신은 A형 두 가지(H1N1과 H3N2)와 B형 2가지 (빅토리아와 야마가타)에 의해 발생한다는 예측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실제 이번 겨울 유행 균주는 A형 H3N2다.
독감백신을 맞기 전에 이미 독감에 걸렸더라도 백신을 맞으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예일대 의대 마리-루이즈 랜드리 박사는 “만약 독감에 감염되었더라도 여전히 다른 3개의 균주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공중보건대 명예 임상교수인 존 스와츠버그 박사는 “독감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여러 번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백신의 최대 효과를 얻으려면 독감 증상이 끝난 뒤 2주가 지나면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독감백신이 효력을 완전히 발휘하려면 보통 2주가 걸린다고 덧붙였다.
비록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30일 해제될 예정이지만 독감이나 코로나19 방역을 예방 조치는 동일하다. 붐비는 실내 환경에서 마스크를 쓰고, 자주 손을 깨끗이 씻고, 아프면 집에 머무는 게 좋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으면 독감백신을 맞는 게 낫다. 당뇨, 천식,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은 인플루엔자로 악화할 수 있다. 입원이 필요한 중증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가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일반인 대비 입원율이 6배 이상, 사망률이 5~10% 이상 상승한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심근경색, 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자는 인플루엔자로 입원율이 6배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2019년 대한감염학회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면 당뇨병, 심장, 폐 질환 등 만성질환자의 입원과 사망을 약 43~56%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