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6분'만 붙이면 치매·암 조기 진단
'저비용 대량생산'도 용이... 심혈관질환 등 확장성 커
영국의 연구진이 6분 동안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알츠하이머 치매나 암 질환 등의 발병 징후를 조기 진단하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마이크로니들(현미침)'을 사용한 '스마트패치' 기술이다. 낮은 가격으로도 대량 생산이 쉬울 뿐 아니라 향후 다양한 질환에 적용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높다.
영국 스완지대 바이오의학·공학과 산지브 샤르마 교수와 포르토공대 폴리테크닉연구소(ISEP IPP) 펠리스미나 모레이라 연구원 연구팀은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인 'ACS 오메가'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피부에 마이크로니들을 부착해 간질액(ISF)을 채취하고 이를 분석해 질환을 진단하는 개념의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진단 목표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간질액에 포함한 단백질 물질의 하나인 '인터루킨-6(IL-6)'의 농도를 측정한다.
IL-6은 대표적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하나다. 이는 우리 몸이 감염되거나 전신성 염증이 발생했을 때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도록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 물질이다. IL-6이 분비할 경우 급성 면역반응과 염증 반응을 유도해 대식세포의 분화와 항체 생성을 촉진한다.
대체로 감염이나 질병이 발생할 경우 간질액 속 IL-6의 농도는 높아지는 것이 수순이지만,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질병을 앓고 있음에도 오히려 IL-6의 농도가 낮아지는 원리를 진단에 활용했다.
샤르마 교수는 "피부는 '뇌를 비롯한 신체의 창문'이라고 말할 수 정도로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일 뿐 아니라, 피부 속 간질액의 양은 몸 속 전체의 혈액량 보다도 더 많다"면서 "연구 장치는 6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간질액 속의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높은 정확도로 감지할 수 있어 의료 현장에서 의사뿐 아니라 환자 스스로 재택진단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모레이라 연구원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초기 발견하는 환경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면서 "향후 이 스마트패치를 활용한 진단 플랫폼을 각종 신경퇴행성 장애뿐 아니라 암과 심혈관 질환 등에 대한 진단으로도 확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의료계 등에선 스마트패치를 활용한 의료·바이오 기술의 확장성을 유망하게 보고 있다. 앞서 2021년 영국 스완지대는 샤르마 교수의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패치'를 상용화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