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코'가 건강? ... 후각은 '노화'의 지표
'후각검사'로 노화 징후 파악 가능
냄새를 맡는 간단한 검사가 몸이 허약한 노인과 건강하지 못한 노화 징후를 미리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후각의 손실 정도를 통해 나이가 들수록 건강 문제에서 발생할 수 있을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검사 참가자들의 냄새를 감지하는 능력인 후각 민감도와 이를 설명하는 능력인 후각 감별력을 평가했다.
◆ '개코'가 건강함의 증거?
연구팀은 2015~2016년 ‘전미 사회생활, 건강 및 고령화 프로젝트’에 등록한 노인 1160명을 대상으로 관련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후각 감별 능력 측정에선 5가지 향을, 민감도 측정에선 6가지 향을 각각 맡았다. 이후 연구팀은 검사 결과를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와 대조했다.
그 결과 후각 감별력과 민감도 점수가 각각 1점씩 낮아질 때마다 건강 상태 점수는 크게 줄어 허약한 상태로 나타났다. 즉, 냄새를 잘 맡는 능력이 고령층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연관되어 있다는 걸 보여준다. 연구팀은 후각이 주요 생체지표에 위험 요인(허약한 건강 상태)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추론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이비인후과 니콜라스 로완 교수는 고령층이 치료를 받을 정도로 인지 장애를 겪는지 확인하기 위해 후각검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후각검사에서 낙제한 환자는 영양 상태를 개선하거나 보다 정밀한 신경의학적 검사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는 “후각검사는 이미 실시 중인 시각이나 청각검사만큼이나 몇 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매우 쉬운 일"이라면서 "향후 후각검사를 잠재적으로 건강에 위기를 맞을 수 있거나 건강하지 못한 노화의 징후를 평가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 연구에서도 후각 기능 장애가 인지력 저하의 초기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번 발견은 그 지평을 넓혀 뇌와 코 모두 노화 건강상태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로완 교수는 "후각 역시 시각과 청각처럼 나이가 들수록 점점 약해진다"면서 "후각 식별 기능과 민감도의 손상 정도가 모두 노화에 따른 허약함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통해 뇌의 노화뿐 만 아니라 코와 같은 주변적인 요인으로도 노화에 따른 건강 위기(허약함)와 사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는 ‘노년학저널’에 게재됐다. 원제는 ‘The Association of Peripheral and Central Olfaction With Frailty in Older Adul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