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발바닥, '불 타는' 느낌... 신경 잘라낼 수도?
족저근막염 아닌 '지간신경종' 때문... 신경절제술은 최후의 방법
걸을 때 앞쪽 발바닥에서 '불에 타는 듯한 통증'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지간신경종'이란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간혹 통증이 '왔다 갔다'할 수도 있다. 걷기 후 조금 휴식하거나 신발을 벗고 있을 때면 통증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괜찮겠지'하며 넘기기보단 병원을 찾아 질환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발바닥 통증과 관련해 가장 잘 알려진 질환은 족저근막염이지만, 족저근막염의 통증은 발뒷꿈치에서 발생한다. 발바닥 앞쪽에 아프다면 발가락 뿌리 부분에서 신경이 눌리면서 두꺼워져 통증이 생기는 지간신경종 때문이다. 이름은 종양을 의미하지만, 엄밀하게 종양은 아니다.
대체로 발에 잘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은 탓에 생기며, 급성 외상이나 엄지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의 후유증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보행 중 발이 땅에서 들릴 때,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발허리뼈 사이의 인대와 발바닥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눌리며 통증이 발생한다. 앞 발바닥 부위에는 타는 듯하면서 찌릿한 통증이, 발가락에는 저린 느낌이나 무감각이 동반된다.
◆앞볼 좁은 신발 안돼... 통증 줄이는 깔창도
지간신경종은 중년 여성에게서 발생률이 높은데, 굽이 높고 볼이 좁은 하이힐과 같은 구두를 오랫동안 신으며 발의 변형이 이어진 탓이다. 하이힐과 같은 구두는 발가락이 과하게 젖혀지는데, 특히 2~3번째나 3~4번째 발가락 사이의 공간이 좁기 때문에 신경이 눌릴 가능성도 높다.
오래 서 있거나 발이 너무 조이는 플랫슈즈, 여름에 신는 여름에는 슬리퍼나 샌들, 장화 등도 좋지 않다. 이런 신발은 발 전체를 고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근육이나 힘줄에 무리가 가는 탓이다. 남성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구두뿐 아니라 축구화 같은 특수 신발의 영향을 제외할 수 없다. 축구선수 박주영 역시 한때 지간신경종으로 고생한 바 있다.
지간신경종을 피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앞볼 좁은 신발을 신지 않는 것이 가장 좋고 평소 앞볼이 넉넉하며 부드럽고 굽이 낮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신발을 고를 때부터 자신의 발 사이즈에 맞는 크기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발이 붓게 되는 오후대에 양말을 신은 상태를 기준으로 해야 하루 종일 신어도 불편하지 않은 신발을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근저근막염이나 무지외반증뿐 아니라 지간신경종 환자를 위한 깔창이나 패드, 맞춤형 신발도 상품화되는 추세다.
◆보존·예방치료가 우선... 신경제거술은 최후의 방법
치료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한 후 수술 치료를 고려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평소 발 앞쪽을 압박하지 않는 신발을 착용하면서 동시에 발바닥 중간 부위에 부드러운 패드를 붙이거나 발바닥 보조기를 사용한다. 통증이 심할 때는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 등도 병행한다.
수술 치료는 문제가 되는 신경 부위를 제거하는 신경절제술이다. 그렇지만 절단 이후에도 같은 부위에서 신경종이 재발할 수 있고 감각 저하도 일부 가능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방을 위해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불편한 신발을 신는 습관과 무리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평소 발바닥 스트레칭,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등이나 족욕으로 발의 피로를 바로 풀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권원환 과장은 "지간신경종은 폭이 좁고 높은 구두를 신거나, 장시간 서서 근무하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치료는 신경종의 크기나 증상 정도를 고려하는데, 수술의 경우 전문의와 논의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