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마른체형 지방간 급증…남녀 모두 비슷
약물 치료 없어..식습관과 운동 통해 개선해야
배가 나오고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리기 쉽다. 이들은 지방간 진단을 받더라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며 ‘술만 끊으면 아무 걱정이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체형이 마른 편이고 술을 잘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간 판정을 받으면 “내가 왜?”라며 당혹해하기 십상이다. 이런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8년 12만명에서 지난해 10만 6000명으로 줄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같은 기간 31만명에서 40만명으로 늘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남성과 여성 성비는 비슷했다.
정상 간은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 이내다.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과 관계없이 지방을 많이 먹거나, 간에서 지방이 많이 합성되어 잘 배출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또 비만이거나 고지혈증,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생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늘어난 것은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부족, 생활양식의 변화, 비만인구의 증가 때문이다. 고열량 식사를 많이 하는 반면, 몸을 움직일 기회가 적어 소비되지 못한 열량이 간에 저장되는 것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특정 증상이 없고 일부만 우측 상복부 불편, 피곤 등을 느낀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간경변으로 진행되면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비알코올성 간질환은 1주일에 남성은 210g(약 소주 3병), 여성은 140g(소주 2병) 이하의 알코올을 섭취하고, 간염 검사에서 음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영상의학 검사나 간 조직검사를 해서 진단한다. 혈액검사에서 간 기능 이상 소견이 보일 수 있다. 간수치(AST/ALT)가 정상의 2~5배 정도 상승하는 것이 제일 흔한 소견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남성은 30~40대, 여성은 50~60대에 환자가 많다. 여성은 나이와 폐경도 중요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중장년 환자들은 당뇨병,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과도 관련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효과가 입증된 약물치료는 없다. 세란병원 내과 최혁수 과장은 “지방간에 동반되는 비만, 고지혈증을 조절하고 운동 등으로 생활습관 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이어 “과식을 피하고 균형잡힌 영양소를 섭취하도록 식생활도 개선해야 한다”며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대부분 경과가 양호하지만 일부는 간경변증이나 지방간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감량 및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