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어린이 로봇수술 세계 첫 성공한 의사의 마음은?
[오늘의 인물] 최준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분당서울대병원은 11일 외과 최준영 교수(47) 팀이 난치성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고통받던 다섯살배기 어린이에게 바바로봇수술을 시행해서 아이가 잘 자라게 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바바 로봇수술의 바바(BABA)는 ‘양쪽 겨드랑이-유방 접근법(Bilateral Axillo-Breast Approach)’의 약자. 수술 때 유륜(젖꽃판)과 겨드랑이에 1㎝보다 작게 잘라 로봇팔을 넣어 갑상선을 절제하는 수술법이다.
수술 받은 아이는 몸무게 18㎏에 불과한 갑상선기능항진증(그레이스병) 여아로 대사량이 너무 많아져 쉽게 지치고 성장과 건강에 문제가 생긴 상태. 약이 듣지 않아 수술이 필요했다. 이론적으로는 흉터가 안보이고 수술 후 출혈, 목소리 변화, 유착, 부갑상선 기능 저하 등 부작용이 적은 로봇수술이 최선의 선택이지만, 그동안 어린이는 몸이 작아 로봇팔이 움직이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힘들어 대상이 안된다고 여겨졌다. 최 교수팀은 이 편견과 금기를 깨고 세계 외과학사에 기록을 남겼다. 최 교수는 여자 어린이 환자는 목의 상처가 평생 마음의 상처로 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민과 연구를 거듭하고 지난해 3월 수술장에 들어섰다. 수술 후 10개월 동안 경과를 지켜본 뒤 성공적 치료결과를 국제학술지 《두경부(Head and Neck)》 최신호에 발표했다.
최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고 모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병원에서 수련을 마쳤다. 군의관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병원에서는 로봇수술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2008년 2월 최 교수의 스승 윤여규 교수가 세계 최초로 바바로봇수술에 성공한 뒤 세계로 전파하고 있었던 것. 최 교수는 이 흐름에 합류해 세계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서울대병원에서 전임의, 조교수로 근무하다 2013년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2010년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명민학술상(최우수연제상), 2017년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 최우수연제상, 2019년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우수연제상을 받는 등 학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 그는 외과의사는 수술성과 못지 않게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믿는다. 병원 홈페이지에서 “진료 뒤 아무리 늦어도 2~3주 내에 수술해 최대한 좋은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