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되면 살이 찔까, 빠질까
소진되면 음식 자제할 힘도 없다
‘번아웃’은 국제질병분류(ICD)에 실린 진단 가능한 증후군이다. 2022년 개정판은 번아웃 증후군이 직업적 스트레스와 관련된 피로의 결과라는 걸 분명히 했다. 직무 도중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직무에서 오는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으로도 볼 수 있다.
극심한 피로를 느끼는 번아웃 상태라면 살이 빠질 법도 하지만 최근 연구는 번아웃이 살을 찌게 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리스 조지아대 연구원들은 “과로하거나 피곤함을 느끼는 성인들이 종종 체중 증가로 이어지는 건강하지 못한 행동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건강 의료 매체 ‘헬스라인’이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은 정규직으로 일하는 성인 남녀 1000명에게 작업 부하, 피곤과 소진감의 정도를 물었다. 또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말하게 했다. 그 결과 업무가 까다롭거나 더 많은 업무량을 소화하는 직원들이 식사에 더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먹는 걸 잘 멈추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들은 종종 지방이 더 많이 든 음식을 선택했다.
아일랜드의 트리니티 칼리지의 임상심리학자이자 <젊은 뇌 100일>의 저자인 사비나 브레넌(d Sabina Brennan) 박사는 “스트레스 초기 단계에선 식욕을 억제할 수 있지만, 스트레스가 길어지면 식사에 과몰입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업무 과부하로 인해 잠이 부족하거나 잠이 깨면, 다음날 더 많이 먹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엿새 동안 네 시간만 잔다면 몸한테 당뇨에 걸리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번아웃으로 기진맥진해진 사람들은 운동하지 않아 체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임상심리학자인 컬러 마리 맨리(Carla Marie Manly) 박사는 “일로 인한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하게 하고 이것이 습관이 된다”고 말했다. 인간의 정신과 신체가 유한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심리학자이자 테라피 랩의 설립자인 챈들러 장(Chandler Chang) 박사는 “우리에게는 일상생활의 매우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자기 통제’라는 심리 구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통제는 연료 탱크처럼 작동한다”고 말했다. 하루가 시작될 때, 자제력이 탱크에 가득 차 있지만, 힘든 하루가 지나고 나면 탱크가 텅 빈다는 것이다.
그는 탱크가 고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과 휴식의 경계 정하기 △수면에 집중하기 △인사 이동 요청하기 등의 방법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