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왜 '발암폭탄'일까?... '삼한사미' 날씨 조심!
'암 전이도 촉진' 암 환자, 더욱 조심... 건강수칙 지켜야
사흘은 춥고 나흘간 미세먼지에 뒤덮인다는 '삼한사미' 날씨가 반복하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나쁨 수준의 초미세먼지·미세먼지 농도(각각 PM2.5와 10)는 13일 비가 내리기 전까지 여전할 전망이다.
미세먼지는 그 자체로 심각한 독성을 가진 발암 물질이다. 폐암과 폐질환 등의 호흡기질환을 중심으로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도 유발한다. 치매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우울증, 아토피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해 관리 중이다. 전 세계 사망자의 8명 중 1명(연간 700만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숨진다고 집계되기도 했다. 흡연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600만 명보다 많은 수치다.
◆ '발암폭탄' 미세먼지
통상 10㎛(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먼지는 미세먼지, 2.5μm 이하는 초미세먼지로 분류한다. 몸 속에 들어온 미세먼지는 폐와 기도에 달라붙는데,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더 작아 폐 속에서 공기와 혈액이 만나는 허파꽈리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독성이 더욱 크다.
이 때 몸에서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세포가 일으키는 염증 반응이 심혈관질환 유병율을 높이고 잠재적으로 종양 발생률도 키운다.
폐세포의 경우 유해 활성산소는 증가하고 항산화능력은 감소하는 등 크게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가 된다. 혈관세포 역시 염증반응으로 손상을 입으면서 혈관이 수축하고 부정맥이 증가한다.
신체 전반적으로는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는 상태에 노출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산업공해로 미세먼지의 중금속 농도가 높다면 인체의 피해는 더욱 치명적이다.
◆암 전이도 촉진... 자연 암 요양, 일리 있는 일
미세먼지는 암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이미 발생한 종양과 암을 더 빨리 퍼뜨리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질환연구센터 박영준 박사팀이 미세먼지의 암 전이 촉진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한 우리 몸의 자연면역 반응 찌꺼기가 의도치 않게 암세포 증식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분자 세포 실험에서 미세먼지에 노출한 폐 대식세포 배양액을 암세포와 반응시켰다. 이는 실제 미세먼지 환경에 노출했을 때의 우리 몸이 보이는 반응이다. 백혈구의 하나인 대식세포는 몸 속 세균과 이물질을 잡아먹어 없애는 자연면역의 핵심 요소다.
문제는 대식세포가 미세먼지를 처리하며 분비한 단백질(찌꺼기)이다. 이 찌꺼기가 암세포 안에서 '표피 생장 인자 수용체(EGFR)'를 활성화해 암을 증식시키는 요인인 '헤파린 결합성 EGF 유사생장 인자(HBEGF)'와 활발히 반응했다. 몸 안이라면 암 전이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같은 결과를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확인했다.
이는 경험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종종 암 환자들이 공기가 맑은 시골이나 산 속에서 생활한 결과 암 상태가 호전했다는 얘기들이 바로 그런 것이다. 거주 환경이 대기오염이나 미세먼지에 적게 노출되면 암 전이 속도는 일부 늦춰지고 상대적으로 치료 효과는 더욱 좋아진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미세먼지 건강수칙은?
사회적으로는 미세먼지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개인적으로는 질병관리청과 대한의학회가 발간한 《미세먼지 건강수칙 가이드》 등을 참고해 따르는 것을 추천한다.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외출과 실외활동을 최소화한다. 특히 운동과 같은 신체활동은 반드시 피한다. 운동으로 호흡량이 많아지면서 훨씬 더 많은 미세먼지를 흡수할 수 있다.
▲외출 시 보건용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하고, 호흡기 기저질환자는 증상 악화 시 곧바로 의료진을 방문한다.
▲외출 후 옷의 먼지를 털고 집에 들어오며 곧바로 손을 씻고 양치, 세안 등을 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하루 2회, 10분씩 환기하고, 환기 후에는 물걸레질로 청소한다.
▲물을 수시로 마시고 △녹차 △배 △마늘 △도라지 △미나리 △블루베리 등 미세먼지 배출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