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 7000례 성공... 국내 병원 최초
1990년 첫 수술... 이식 신장 기능소실은 1% 미만
서울아산병원에서 시행한 신장이식 건수가 국내 병원 최초로 7000례를 달성했다. 병원은 1990년 첫 수술을 시행한 이래 각종 관련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병원의 7000번째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해당 팀에는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김영훈, 신성, 권현욱, 고영민 교수가 근무 중이다.
집도의인 김영훈 교수는 당시 수술에서 만성 콩팥병 5기로 투병 중인 김 모 씨(여, 45세)에게 남편의 신장을 이식했다. 이후 안정적으로 회복세를 보인 김 모 씨는 퇴원해 가족과 함께 2023년 새해 아침을 맞이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선 1990년 뇌사자 신장이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생체 신장이식 5460건, 뇌사자 신장이식 1540건을 실시했다. 2019년부터는 연간 신장이식 건수가 400례를 넘었다. 국내 신장이식 5건 중 1건꼴이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에 로봇 수술 기법을 도입하고 2년3개월 만에 100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간의 풍부한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고위험군 사례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으며, 생존율 역시 높다.
고위험군 사례 중 서울아산병원이 특기하는 분야는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다. 이 중에서도 이식 장기의 조직 적합성을 파악하기 위한 교차반응 검사 결과가 양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이식 후 거부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수술은 이식 전 기증 장기의 항체를 면역억제제와 혈장교환술로 제거(탈감작)해 거부반응을 최소화한 후 안전하게 시행한다.
병원에선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2009년 처음 성공한 후 현재까지 986건의 수술을 진행했다. 국내 최다 건수다. 교차반응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는 2009년 이후 353건을 실시했다.
고위험군 이식이 다수 포함했음에도 지금껏 신장이식을 받은 7000명의 환자 중 합병증으로 신장 기능을 소실한 경우는 1% 미만이었다. 병원에서 이식된 신장이 투석이나 재이식 없이 제대로 기능하는 환자의 비율(이식신 생존율)은 수술 1년 후 98.5%, 5년 후 90%, 10년 후 77.1%다.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장기이식관리센터(UNOS)와 대등한 수준이다.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김영훈 교수는 "수술 전후 예상되는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한 체계적인 다학제 협진 시스템이 병원의 높은 수술 성공률의 배경"이라면서 "최근 당뇨나 고혈압 등으로 신장이식을 받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기에 만성질환의 조기 관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말기 신부전 환자라면 가능한 빨리 신장 이식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