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필러는 안전할까?...신체 합성 성분 사용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몸에 남아서 문제를 일으키면 어쩌죠'
'필러 성분이 쌓일까 걱정돼요'
'필러는 흘러내린다는데요'
필러 시술에 대해 이야기하면 막연히 불안해하시는 분들을 종종 뵙습니다. 필러(filler)란 이름 그대로 볼륨을 채워주는 주사제입니다. 주름 사이를 채우거나 해서 얼굴 모습을 개선하는데 사용합니다.
필러는 시술이 간단하고, 효과가 즉시 나타나며, 6~12개월 정도 지속됩니다. 회복기간이 짧은 장점이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수술을 주로 하는 성형외과 의사도 대부분 필러 시술을 합니다. 간혹 수술을 문의하시는 분 가운데 수술을 하실 정도는 아니며 간단하게 사용해서 좋은 효과를 볼수 있는 경우에는 필러를 권하기도 합니다.
의사가 필러를 권하는 건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었기 때문이지만, 환자들이 얼굴에 이물질을 주사하는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심정도 이해합니다.
필러는 어떤 물질이기에 안전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일까요? 현재 쓰이는 필러의 대부분은 히알루론산(HA, Hyaluronic acid) 성분으로, 우리 몸에서도 자연적으로 합성되는 물질입니다.
약 20년 전 제가 성형외과학을 배우던 전공의 때는 다양한 성분의 필러들이 쓰였습니다. 당시 여러 필러들을 특성별로 분류하고, 장단점을 외우기도 했습니다. 이중 대부분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고, 현재 쓰이는 거의 모든 필러는 '히알루론산' 성분입니다.
다양한 성분의 필러들이 모두 시장에서 도태되고, 히알루론산만이 남은 이유는 히알루론산 필러는 장점은 가장 많고 단점은 가장 적기 때문입니다.
히알루론산은 원래부터 우리 몸에서 조직의 탄력성, 볼륨 , 윤활 등을 담당하는 성분입니다. 즉, 우리 몸에서 필러처럼 꺼진 곳을 채워주고, 피부에 윤기를 주는 일을 담당하는 성분이 바로 히알루론산입니다. 이 성분은 관절에 주사해 관절염을 개선하기도 하고, 인공눈물로서 안구건조증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우리 몸에서 조직의 탄력성과 볼륨을 담당하는 성분이기에 주사제로 사용해도 결과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때로는 시간이 지나도 필러가 완전히 흡수되지 않는 경우들도 있지만, 몸에 남아 있어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필러 성분이 몸에 남을까봐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필러 시술 후에도 통상적인 시술들처럼 출혈, 멍, 부기 등의 합병증들은 종종 생길 수 있습니다. 심각한 합병증은 드물지만, 대개 필러가 혈관을 막는 것이 그 원입니다. 예를 들어 필러가 혈관을 막는다면 조직의 괴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히알루론산 성분이 가진 결정적인 장점은 '녹일수 있다'는 것입니다.
히알루론산에는 히알루로니다제( Hyaluronidase)라는 분해를 촉매하는 효소가 있으므로, 만에 하나 문제가 생겼을 때 필러를 녹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필러를 맞으면 흘러내린다고 걱정하시기도 합니다. 필러 시술시 흘러내리는 부위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런 곳에 필러시술은 당연히 금기입니다. 필러 시술 가능 부위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동하는 부위에는 놓지 않는다' 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볼 부위의 필러 시술은 일반적으로 금기입니다. 볼 부위에 주사한 필러는 아래로 이동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팔자주름 부위는 필러가 널리 쓰이는 곳입니다. 팔자주름 부위에 필러를 맞아도 되는 이유중 하나도 이 부위에 '이동하지 않도록 주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러 성분이 우리 몸에 남거나, 필러가 이동해서 문제를 일으킬까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숙련된 전문의에게 시술받으신다면, 안전하고 간단한 시술로 좋은 결과를 얻을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