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을 무시하라...심리적 방어 및 면역 기술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내가 아닌 악플러가 문제

악플에서 당장 벗어나려면 효과적인 심리적 방어와 면역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좋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악플은 세계적인 문제지만 한국처럼 심각한 나라는 드문 듯하다. 이태원 참사의 피해자 가족과 생존자에게도 입에 담지 못할 댓글을 다는 악플러들이 적지 않았다.

악성 댓글은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 크게 두 가지 접근 방법이 있다. 첫째는 회피다. 인터넷 계정을 삭제하거나 아이디를 바꾸거나 또는 사회관계망(SNS)에서 자신에 관한 부정적인 내용을 삭제하는 것이다. 이 분야 전문가들은 댓글이나 유포된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없애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이미 유포된 동영상을 없애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둘째는 법이다. 경찰에 신고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 이는 확실한 방법이지만, 증거를 확보해야 하고 경찰이나 법원을 찾아가는 수고를 해야 한다.

악플에서 당장 벗어나려면 효과적인 심리적 방어와 면역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좋다. 사람마다 상황과 심리상태가 다르기에 여러 가지 방법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것을 하나 이상 골라 실행하라고 권하고 싶다. 몇가지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1) 초기 적극 대처가 필요하다
상대방의 부정적 댓글을 무조건 차단하기보다 사실적인 정보, 즉 팩트(Facts)를 제공해 오해 소지를 해소해야 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서 서로 오해하고 상처를 받는다. 오해 소지가 있는 초기에는 사실에 근거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충분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비난이 이어진다면 상대방 의도는 나에 대한 공격이라는 걸 빨리 간파하고 대처해야 한다.

2)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상대방이 문제다

비난 댓글이 상대방의 오해라면 이는 내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이 나를 의심하거나 악의적인 의도로 공격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악성 댓글은 나를 왜곡해 공격하는 상대방이 문제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자세를 가지면 비난 댓글의 부정적 효과를 대처하고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혹시 내가 원인을 제공해서 이러한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자신을 탓하고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3) 심리적인 돌은 무시하면 나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다.

각종 비방과 악성 댓글의 속성은 언어폭력이다. 돌과 같은 신체 폭력을 피하지 않으면 상처를 입는다. 언어폭력도 내가 수용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부당한 모함에 상처받고 화를 내면서, 상대방에게 정정하라고 요구하고 그 결과에 목을 매는 순간 덫에 걸려들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상대방은 나를 통제하고 가해하는 행동을 지속한다.

이렇게 외쳐보자. 상대방은 나에게 상처주지 못한다.
- 네 말은 네 의견이지 동의하지 않아!
- 너는 언어적 폭력을 하고 있는데, 나는 무시해 버릴 거야!
- 나는 너와 다르게 생각해!
- 웃기지 마!, 그런 말에 나는 쉽게 동요하지 않아!
- 왜 내가 네 말 한마디에 동요하고 춤을 추냐!
- 네 말은 신경을 쓸 만한 가치도 없어!

4) 댓글을 자신의 핵심 가치관을 파악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부부들이 싸우는 이유는 핵심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의 부모에게 잘해 주기를 바라고,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포함한 자녀에게 잘해 주길 바란다면 남편에게는 ‘효도’, 아내에게는 미래에 대한 안정성 확보라는 핵심 가치관이 있다.

사소한 부정적 댓글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면 “나 자신은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완벽하게 보이고 싶다.”라는 핵심 가치관이 있을 수 있다. 부정적 댓글을 계기로 나의 핵심 가치관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완벽주의와 같은 비현실적인 가치관이 있으면 현실에 맞게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5) 타인의 행동에 대한 나의 반응을 통제하도록 하라.

댓글이나 비방에 민감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고 인정해 주면 나는 행복하다”는 비현실적인 생각을 한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대방의 행동이 변하기를 바라면 절대로 행복할 수 없다. 악성 댓글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 방법은 나의 반응을 내가 통제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 악성 댓글에 분노하고 억울한 생각을 하는 것도 내 선택이고, 이것을 무시하고, 편안하게 반응하는 것도 내 선택이다.
- 악성 댓글에 상처받고 잠 못 자고 우울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내 선택이고, 나 자신의 삶에 더 초점을 두고 내 삶을 사는 것도 내 선택이다.
- 직장에서 모함에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것도 내 선택이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관계를 맺고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것도 내 선택이다.

우리는 상대방의 행동은 통제할 수 없지만, 나의 반응을 내가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행동하자.

6) ‘What if?’보다는 ‘So What!’으로 대처하자.
악성 댓글에 민감한 사람들은 “내 입장이나 인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면 어떡하지?”라는 부정적 생각을 한다. 이러한 생각은 “What if?”라는 가정적인 생각이다. 불안한 사람들이 이러한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 그렇게 생각 좀 하면 어때? 나 약점도 있고 문제점 있어 완벽하지 않지만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So what!”라는 대안적인 생각을 해보자.

이렇게 말해보자.
- 그래 나는 네가 말하는 대로 마음이 좁고, 편협해. 그래서 어쩌라고! 너는 완벽하냐? So What!
- 내 외모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하는데, 그래 나는 나대로 잘 생겼어. 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걸작품이야! 어쩔 건데? So What!
- 내 키가 작다고 비하하는데, 그래 내 키가 작아. 그래서 어쩔 건데! 나는 키가 작아도 너처럼 할 것 다 해. 키가 작은 사람이 오히려 전쟁하면 총알을 피할 가능성이 커서 살아남을 기회가 더 많아! So What!
- 모든 사람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면 어때! So What!
- 이 악성 댓글 때문에 내 인기가 좀 떨어지면 어때! So What!

6) 분노와 억울한 감정을 참으면서 반응하면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댓글을 계속 생각하고 곱씹는 것은 진정으로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악성 댓글이나 모함을 되새김질하면 부정적 효과에서 벗어나기가 불가능하다. 악성 댓글을 쳐다보거나 검색하는 반응을 전혀 하지 않고, 댓글에 관심도 접고, 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내 삶을 즐기는 것이 무시하는 행동이다. 현재에 집중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사는 것이 악성 댓글을 무시하는 태도이다.

- 악성 댓글로 열 받으면, 심호흡하면서 안정하고 지금의 삶에 충실하자.
-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현재의 삶을 즐기자.
- 심리적인 에너지를 악성 댓글에 투자하지 말고, 생산적인 삶에 투자하자.
- 자신의 긍정적인 점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개발에 집중하자.

7)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고 공감하고 수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대체로 반사회적이거나, 성격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댓글에 반응하면 역설적으로 이 악성 댓글이 나에게 소중하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들을 인정하는 것이다.

- 나는 괜찮아!
- 나는 나다!
- 나는 나를 사랑하고 존중한다!
- 나를 내가 배려하지 않으면 아무도 돌볼 사람이 없어.

8)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다.

부정적 댓글도 뒤집어 보면 나에 대한 관심이다. 부정적 댓글을 통해 관심을 받더라도 글의 내용을 무시하면 된다. 비난 댓글을 달고 나를 비방하는 사람들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비난 댓글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자신에게 이야기해보자.
- 오늘도 몇 명이나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비난 댓글을 달았나? 나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 나 대단해!
- 나의 사생활을 캐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니 정말 나에게 상대방이 심리적인 에너지를 많이 투자하고, 소비하고 있네. 참 대단해!
- 그런데 이러한 쓰레기 같은 악성 댓글에 내가 이렇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을 보니 내가 악성 댓글자를 사랑하고 있네. 나 자신이 너무 어처구니없네.
- 악성 답글자에 대한 가장 큰 복수는 그들을 내 마음속에서 몰아내고, 내 심리적인 에너지를 내 할 일에 투자하면서 오늘도 즐겁게 사는 것이야! 오늘 내가 할 일이 무엇이지?

8) 놀라는 반응 자체가 부정적 댓글을 강화하는 것이다.

악플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상대방의 행동을 멈추게 할 수가 없다. 성적인 노출증 환자를 대처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노출 행위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노출증 환자는 좌절감을 느껴 그런 행위를 하지 않게 된다. 부정적 댓글에 분노하고 놀라고, 강한 반응을 보이면 악성 댓글 게시자는 그런 행동을 중단할 아무런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다.

- 초기에 악성 댓글자에게 해명했는데도 지속해서 비난 댓글을 달면 무시하라. 무시가 비용이 가장 적게 들면서 상대방의 부정적 행동을 효과적으로 없애는 방법이다.
- 악성 댓글자에게 관심을 두지 말고 내 삶을 즐기는 것이 진정으로 비난 댓글을 무시하는 것이다.
- 강한 처벌은 법적인 책임을 묻는 것이다. 명예훼손이 심하면 법적인 대응을 적극적으로 하라.

9) 돼지에게 진주를 주지 말라는 것을 명심하라.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인격적으로 반사회적일 수 있고, 자존감이 낮을 수 있고, 자신에게 부정적인 사람들일 수 있는데 이들에게 관심을 주고 원하는 반응을 하는 것은 마치 돼지에게 진주를 주는 것과 같다. 나의 소중한 관심과 심리적인 에너지를 ‘쓰레기 같은’ 악성 댓글 게시자에게 투자하지 말자.

10) 이 기회에 자신의 정체성, 가치관, 나는 누구인가를 고민해 보자.

‘나는 나 자신을 A라고 하는데, 나를 B라고 하면서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는 것이 악성 댓글의 핵심이다. 악성 댓글은 나에게 ‘너는 누구냐’는 도전이고 질문이다. 자신에게 이야기해보자.

- 나는 무엇에 근거해서 나라고 규정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 나는 사람들이 인정하는 인기에 근거해서 나의 존재 가치를 여기는 것인가?
- 사람들의 인정은 영원하지 못하고 일시적이고, 너무나 상대적이기에 사람들의 인정이 내 존재 가치가 될 수 없다.
- 나는 사회적인 지위, 학력, 외모, 경제적인 부, 부모의 사회적인 지위, 이성에게 인정받기 위한 삶을 추구하지는 않는가?

우리가 자신을 소중하게 평가하는 근거가 학력, 외모, 사회적인 지위, 타인에게 인정받기 등이라면 이는 가짜 정체성(Fake Identity)인 것이다. 우리의 진정한 존재 가치는 타인을 위한 아가페적인 사랑과 진리가 진실한 정체성(True Identity)이다. 가짜 정체성을 가지고 살면 당연히 악성 댓글, 사람들의 오해 및 누명 등 환란이 올 때 내 존재가 흔들리면서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비난 댓글을 통해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기회로 삼는다면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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