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B.1.5 변이, 백신 무소용? "위중증·사망 예방 유효할 것"
항체치료제, 효과 떨어질 가능성 높아...재감염 증가 우려도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XBB.1.5 변이가 국내에 유입됐다. '백신 안 듣는 변이'로 알려져 있는데, 국내 전문가에 의하면 위중증 및 사망 예방 효과는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단, 항체치료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XBB.1.5는 지난달 8일 국내에 첫 등장했으며 지금까지 국내 발생 6건, 해외 유입 7건 등 13건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초 국내에 들어온 XBB 하위변이라는 점에서 XBB.1.5가 그동안 별도로 집계되지는 않았다.
미국에서는 최근 일주일 사이 XBB.1.5 검출률이 2배 증가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달간 검출률이 4%에서 40%로 증가해 곧 우세종화될 전망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에 의하면 XBB 계통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에 저항력이 있다. 이로 인해 '백신 안 듣는 변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는 백신의 어떤 효과를 기대하느냐에 따라 백신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XBB.1.5는 면역 회피가 큰 걸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백신으로 감염을 막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며 "중증 예방 효과를 고려해 접종한다면 그건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변이에 비해 중증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지, 비슷한지, 좀 더 있는지는 아직 데이터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오미크론 하위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비율이 미접종자나 접종 후 오랜 시간이 지난 사람 대비 충분히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제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엄 교수는 "팍스로비드 등의 항바이러스제 효과는 어떨지 잘 모르겠다. 데이터가 더 필요한데, 그런 데이터가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부실드처럼 예방용으로 사용하는 항체치료제는 확실히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면역 회피가 심하다는 건 변이가 심하다는 의미인데,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심할수록 안 듣는다는 게 이미 확인됐다. 이부실드 사용이 제한적이거나 경우에 따라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연감염이나 백신접종을 통한 면역 유지 기간은 6개월을 넘지 않기 때문에 XBB 계통이 확산되면 재감염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엄 교수는 "고위험군의 면역 유지 기간은 3~4개월이다. 건강한 사람은 좀 더 길게 갈 수 있지만 고위험군이든 아니든 6개월이 넘어가면 면역력이 없어지는 건 맞다"고 설명했다.
확진 이력이 있는 사람이 많은 미국에서 XBB가 유행하고 있다는 건 재감염률이 높다는 의미다. 국내에 XBB 계통이 확산되면 국내에서도 재감염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에서 감염 예방 수칙을 잘 준수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