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수술 받을까?"...심부전·뇌졸중 위험 49%↓
체질량지수 40 이상 검토 대상… 요실금 증상도 좋아져
심한 비만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수술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고도 비만 환자들이 많이 받는 수술에는 ‘위 우회술’과 ‘위 소매 절제술’ 등 두 가지가 있다.
비만 수술을 하면 살이 빠지는 것 외에 어떤 건강 상 효과가 나타날까? 수술 위험 또는 부작용, 합병증은 없을까?
◇비만 수술의 건강 효과= 심부전·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크게 낮아지고 요실금 증상도 꾸준히 좋아진다. 미국 럿거스대 뉴브런즈윅 캠퍼스, 오하이오주립대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 수술을 받으면 심장마비와 심부전·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49%나 낮아진다. 연구팀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있고 체질량지수(BMI)가 40(kg/m²) 이상으로 비만 수술을 받은 사람들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2007~2017년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있는 18~64세 남녀 성인 8만7000명(여성 약 64%) 가운데 약 35%는 비만 수술을 받았고 약 65%는 수술을 받지 않고 약물 치료를 받았다.
비만 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을 받지 않고 약물 치료를 받은 환자에 비해 심장마비, 심부전 또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을 일으킬 위험이 약 49% 낮았다. 또한 협심증, 동맥의 플라크(찌꺼기) 축적 또는 동맥 혈전이 발생할 확률도 훨씬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럿거스대 의대 로버트 우드 존슨 대학병원 비노드 러스트기 박사(간질환)는 “비만 수술을 통한 체중 감량은 성형 개념을 훌쩍 뛰어넘는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하면 2020년 미국에서 약 69만7000명이 심장병으로 숨졌다. 너무 많은 지방이 간 세포에 저장돼 염증을 일으킬 때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비만 환자와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많다. 최근 간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팀은 비만 수술이 생활방식의 변화를 통한 체중 감량보다는 훨씬 더 공격적인 접근 방식이지만 삶의 질 향상, 장기적인 의료비 부담 감소 등 이점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초기 연구에서는 비만 수술이 암, 특히 비만과 관련된 암의 발병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피츠버그대 보건대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 수술을 받으면 수술 전에 요실금 증상을 보였던 사람 가운데 50% 이상이 7년 동안에 걸쳐 꾸준히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병원 10곳에서 비만 수술을 받은 환자 1227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이들 참가자는 모두 위 우회술 또는 위 소매 절제술을 받았다.
◇주요 비만 수술 및 위험성=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각광받았던 ‘조절형 위밴드 삽입술’은 이 수술을 받은 유명 가수가 합병증으로 숨진 뒤 거의 자취를 감췄다. 위 소매 절제술은 위를 소매 모양으로 약 80% 잘라내 위 용적을 줄이는 수술이다. 위우회술은 위 위쪽을 잘라 작은 위 주머니를 만들고, 소장(작은 창자)을 여기에 연결해 음식물이 십이지장을 거치지 않고 곧장 소장으로 가게 하는 수술이다. 음식물이 십이지장을 거치지 않으면 인슐린 분비 기능이 좋아진다.
현재 위 소매 절제술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린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연구 결과를 보면 위 우회술을 받는 환자는 알코올사용장애(AUD)로 입원할 위험이 위소매절세술을 받는 환자보다 약 1.98배, 특정 체중관리 프로그램(MOVE! program)을 적용 받는 환자보다 약 1.7배 더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