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두헬름 허가 부적절"...FDA 알츠하이머 심사 강화할 듯
FDA-바이오젠, 의사결정 과정 문제 보고서 공개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아두헬름(Aduhelm)'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의사 결정이 있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 이에 따라 FDA는 새로운 알츠하이머 약물 검토에 대한 기준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미국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 등에 따르면 지난 18개월에 걸친 조사를 통해 바이오젠과 규제기관이 치료제 승인을 뒷받침하는 시험 결과 등에서 모호한 점이 발견됐음에도 치료제 허가를 위해 일반적인 형식 외에도 부적절하게 협력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회사와 규제기관이 아두헬름 승인을 반대하는 자문위원회를 위한 문서를 준비하기 위해 협력한 내용 등 세부 정보가 담겼다. 이에 따르면 바이오젠은 FDA 평가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에 직접적인 지침을 제공 받았다. 일부 브리핑 초안은 FDA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일부 자문위원회 패널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아두헬름을 승인했다. 이에 항의하며 사임을 결정한 참석자들이 있었으며, 비영리 소비자권리단체인 퍼블릭시티즌도 지난 2020년 11월 회사와 FDA 간의 부적절한 소통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와 규제기관은 2019년 7월부터 약 1년간 최소 115회 회의와 전화, 이메일 연락을 가졌다. 다만 회사와 규제기관 간 회의는 실제 문서화하는 것이 FDA 규정이지만, 이를 따르지 않아 실제 전체 연락 건수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허가 기간도 의문점을 남겼다. 아두헬름은 임상적 이점을 예측할 가능성이 있는 바이오마커 증거를 기반으로 약물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신속승인 검토 절차에 따라 승인됐다. FDA는 기존 9개월의 허가 심사를 고려했으나, 3주 간의 검토를 거쳐 갑자기 방향을 변경해 신속승인에 따라 승인을 결정했다는 지적이다.
FDA는 경도인지장애와 경증 알츠하이머병 이상의 사용을 뒷받침할 데이터가 없었음에도 모든 알츠하이머 단계에서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표시를 추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오젠 역시 임상결과 부족 등 내부 의구심이 있었으나 FDA 결정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아두헬름 신속승인 출시는 실패한 상황이다. FDA는 승인 절차에 대한 신뢰 회복의 일환으로, 위원회 회의를 문서화하고 자문위원회에 제출할 기관-회사 간 공동 브리핑 문서에 대한 규정을 수립하기를 권고했다. 또 새로운 알츠하이머 약물 개발과 검토에 대한 지침 업데이트 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바이오젠은 파트너사인 에자이와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레카네맙'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FDA는 레카네맙 신속승인 여부를 오는 6일까지 결정하게 된다. 아두헬름은 FDA 승인 상태로 되어 있으나, 시장 진입에는 사실상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