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따리상 감기약 싹쓸이...감기약 사라질라
약사회, 보건당국 대량 판매 자제 요청
증국 ‘보따리상’ 등이 한국 약국에서 감기약을 싹쓸이해가자 약사회와 복지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감기약 품절 사태가 빚어지자, 차익을 노린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국내 약국에 들러 약을 몽땅 사가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최근 경기 하남시 망월동의 한 약국에서 중국인이 여행용 캐리어에 감기약 600만 원어치를 샀다는 제보가 있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대형약국에도 30대로 보이는 중국인 남녀가 타이레놀과 테라플루의 대량 구매 가격을 문의했다. 약국 관계자는 “대량 구입시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지, 구매 최대 양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물었다”고 말했다.
한 중국인 유학생은 타이레놀 20여통이 담긴 택배상자 사진을 SNS에 올렸다. 다른 유학생은 “상하이의 어머니가 해열제를 구하지 못한다고 해서 한국에 있는 ‘판콜A’와 진통제 계열 ‘애드빌’ ‘타이레놀’ 등 10여통의 의약품을 보내드렸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국내 중국인들이 이용하는 카페에는 “중국에 타이레놀, 부루펜 계열 약을 보내려면 주소를 나눠서 10개씩 보내라”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우체국 국제특급우편을 통해서는 타이레놀 배송이 어려우니 다른 택배에 약을 같이 소량 포함시켜야 한다”는 등의 정보도 교환된다. 중국은 약이 반입되면 검약 절차를 거쳐야 반출되기 때문에 한달 가량의 기간이 소요된다.
약사회와 보건당국은 감기약 대량반출로 국내 감기약 부족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약사회는 29일 “감기약 대량 판매행위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관계기관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8일 “중국 내에 코로나가 퍼지더라도 감기약 등 국내 물자 수급과 방역 관리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같은 날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공문을 보내 소속 회원과 관련 업체 등에 감기약 대량 판매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감기약은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기준으로 보험용 약과 비보험용 일반 판매약으로 나뉜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구매하는 건강보험용 약은 처방전이 없으면 구매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