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코로나19 사망 위험 두 배 이상 높아" (연구)
노숙자의 50~54세는 일반인으로 치면 65~69세 해당해 더 위험
노숙자가 일반인에 비해 코로나19로 숨질 위험이 두 배 이상 높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미국 LA카운티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LA카운티와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UCLA),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진은 2020년 1월 1일~2021년 11월 1일 코로나19로 숨진 LA카운티 노숙자가 256명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임상보고서, 사망증명서, 검시관 보고서를 분석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60일 이내 사망한 사람이나 병원에 입원한 뒤 기관지에 삽관하고 90일 이내에 사망한 사람을 추려낸 결과다. 폭력이나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돌연사는 제외됐다.
LA키운티는 캘리포니아주 최대 카운티로 노숙자 숫자가 미국에서 가장 많다. LA 카운티의 일반 인구 638만2402명 중 코로나19 사망자는 2만5441명이었다. LA카운티 전체 노숙자 5만2015명 중 코로나19 사망자는 256명이었다. 코로나19 사망률만 놓고 보면 일반인이 0.39%인 반면 노숙자는 0.49%다. 하지만 일반인의 사망연령과 비교하면 노숙인의 사망연령이 훨씬 젊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에 걸렸을 경우 사망 위험이 2.35배나 더 높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시당국에서 보호주택 프로그램에 배치하고, 대피소 밀도를 줄이고, 백신 접종을 우선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노숙자 그룹은 더 나쁜 영향을 피할 수가 없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의 한 명인 벤저민 헨우드 USC 사회사업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가 다른 감염병과 마찬가지로 ‘주택에 민감한 조건’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러한 조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주거 및 노숙자 방지 조치가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성 사망자는 205명이었고 여성 사망자는 50명이었다, 1명은 별개의 성으로 분류됐다. 대부분 2020년 12월~2021년 2월 델타 변이 파동 때 숨졌다. 흑인은 62명, 히스패닉은 122명, 백인은 55명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사람들이 어떻게 노숙자가 됐느냐의 영향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흑인의 경우엔 저가 주택의 부족과 높은 빈곤율과 같은 구조적인 요인이 컸을 것이고 백인의 경우엔 정신 질환과 약물 남용을 포함한 개인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의 한 명인 UCLA 필딩 공중보건대학의 랜달 쿤 교수(지역사회 보건학)는 “코로나19가 노년층에게 치명적 질병이라고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노숙의 경험이 신체의 정상적인 노화를 10년~15년 정도 가속화하기에 50~54세의 비주택자는 일반인으로 치면 65~69세에 해당하는 조기 사망 위험을 가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799217?resultClick=1)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