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눈동자 속 하얀 점이 암이라고?
[세브란스안과병원의 EYE to EYE]망막모세포종
젊은 부부가 아이 돌 사진을 찍다가 한쪽 눈의 동공이 계속 하얗게 찍혀 안과 의원을 찾았다. ‘백색동공’이란 증상으로 눈 안에 암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서둘러 대학병원을 찾았다 망막모세포종이란 안구암 판정을 받았다.
망막모세포종은 대개 5세 미만 어린이에게서 발견된다. 동공이 하얗게 보이는 ‘백색동공’ 또는 ‘사시’로 병원을 찾아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 백색동공은 하얀 종양이 동공을 통해 비쳐서, 사시는 종양 때문에 중심 시력이 떨어져서 나타난다. 환아의 약 40%정도는 망막모세포종 관련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유전성 종양은 대개 더 이른 나이에 양쪽 눈에서 여러 개의 종양이 발견된다. 유전자 검사는 간단한 채혈을 통해 가능하다.
기본적인 치료는 항암요법이다. 병이 많이 진행한 경우 안구적출이 필요하다. 염증성질환을 망막모세포종을 오진해 안구를 적출하거나, 또는 망막모세포종을 다른 질환으로 오진해 수술하는 사례가 있어 감별 진단이 매우 중요한다. 암이 안구 밖으로 퍼지면 생명을 위협받기 때문에 망막모세포종은 조직검사가 일반적으로 금기다. 임상양상만으로 진단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경험 많은 전문의의 진료가 중요하다.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치료 생존율은 100%에 가깝다. 다만, 안구 보존율은 여전히 좋지 않다. 기존 항암치료는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어 안구 동맥에 직접 소량의 항암제를 투여하는 안동맥 내(內) 항암치료가 최근 개발됐다. 세브란스병원 안 종양 클리닉은 2010년 망막모세포종 치료를 위한 안동맥 내 항암요법을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
최근 연구결과 안동맥 내 항암요법을 도입하기 전인 2010년 이전과 비교하면 5년 안구보존율이 10배 이상 높아졌다. 병이 진행되면 종양 파편들이 안구 안에 먼지처럼 떠다닐 수 있는데, 이런 경우 항암제를 혈관 내에 투여하는 것 보다 안구 안에 직접 항암제를 주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안구 안에 주사하는 항암치료와 종양주위에 방사선판을 수술로 삽입해 치료하는 근접방사선 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예전에는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치료 목표였다면 이제는 아이의 안구를 보존하고 시력을 최대한 살려 성인이 되어서까지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치료 목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