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이산화탄소 수치 높으면 코로나 감염 위험 높다?
기내 이산화탄소 수치 오락가락....코로나 감염 위험은 '글쎄'
공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으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와 관련, 비행기 탑승 시 내부 이산화탄소 수치를 측정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반박하는 의견도 있다.
실내 공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다는 건 해당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숨을 내뿜고 있다는 의미다. 그 만큼 공기 중 떠도는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팀의 실험에 의하면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은 곳은 낮은 곳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다. 연구팀은 도서관과 체육관 이산화탄소 수치를 측정해 이를 확인했다. 도서관 이용자가 증가해 이산화탄소 수치가 800ppm에서 1600ppm으로 두 배 증가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3배 증가했다. 체육관에서 이산화탄소 수치가 2800ppm에서 1000ppm으로 감소했을 땐 감염 위험이 75% 감소했다.
최근 USA 투데이의 한 자연재해 전문기자는 비행기 내 이산화탄소 수치를 측정했다. 아마존에서 구입한 140달러(약18만 원)짜리 이산화탄소 측정기를 이용했는데, 전문가들에 의하면 해당 측정기는 저렴하지만 정확도는 높은 편이다.
측정 결과, 비행기 내 이산화탄소 수치는 건강에 위해가 되는 수준은 아니었다. 단,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일 때가 있었다. 이 기자는 이처럼 수치가 상승하는 순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고 해석했다. 내부 환기 시스템이 얼마나 잘 작동하느냐에 따라 공기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해당 기사가 보도되자, 이 분석에 결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부분의 여객기에는 헤파(HEPA) 필터가 설치돼 있는데, 이는 이산화탄소처럼 작은 분자를 제거하지 못한다. 하지만 공기 중 먼지, 꽃가루, 박테리아, 바이러스 입자들은 걸러낼 수 있다.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다고 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많다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버드대의 연구에 의하면 항공기 내 고효율 필터는 부유 입자를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과 에어로졸 등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 항공사들은 외부 공기를 2~3분에 한 번씩 순환시킨다는 점에서도 기내 환경은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항공기 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닌 선택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사람이 붐비는 교통수단에서는 의무가 아니더라도 가급적 감염 예방을 위해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