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먹는 아메바' 국내 첫 감염·사망...사람 간 전파 X
감염 사례 드물지만 치명률 높아...수영·레저활동 중 주로 감염
국내에서 처음으로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가 발생했다.
26일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이 사망자는 최근 4개월간 태국에 머물다 귀국했으며 귀국 당일인 10일부터 뇌수막염 증상이 나타났다. 11일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10일만인 21일 사망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아메바성 뇌염 원인병원체인 아메바 원충 세 종류에 대한 유전자(18S rRNA) 검사를 진행한 결과,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사망 원인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아메바성 뇌수막염 사망 사례는 1976년과 1998년 가시아메바 감염, 2019과 2021년 발라무시아 감염 등 4건으로,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사망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도록 만드는 원충이다. 국내 사망자에게서 검출된 파울러자유아메바는 해외에서 보고되고 있는 뇌수막염 원인 파울러자유아메바와 유전자서열이 99.6% 일치한다.
2018년 기준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으로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이 발생한 사례는 총 381건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감염 사례는 드물지만, 감염 시 증상 진행이 빠르고 치명적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호수나 강 등 민물에서 수영을 하거나 레저활동을 할 때 주로 감염되기 때문에 깨끗하지 않은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감염 예방법이다. 종교 의식 또는 비염치료 등을 목적으로 물과 접촉했다가 감염되는 사례 보고들도 있다. 코를 통해 들어간 파울러자유아메바가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한다.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하다.
감염되면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두통, 정신혼미,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나타나고 점차 심한 두통, 발열, 구토, 경부경직(바로 누운 상태에서 목을 앞으로 구부릴 때 일어나는 목의 저항), 혼수 등을 보이며 사망에 이르게 된다.
기존에는 현미경으로 뇌척수액과 뇌조직을 직접 관찰하거나 실험실 배양에 의존해 진단했기 때문에 진단 및 치료 시기가 지연됐다.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법이 도입돼 진단이 빨라지고 검출률도 높아졌다.
치료는 복합 처방이 진행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암포테리신B, 아지트로마이신, 프루코나졸, 밀테포신 등을 함께 처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