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의사된 김명호 교수, 말년엔 나이 잊은 의료봉사

[오늘의 인물] 김명호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

김명호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명예교수가 19일 향년 99세에 타계했다. 고 김 교수의 말년은 '개발도상국 의료봉사'로 정의된다.

1945년 대구의학전문학교(경북대 의대 전신)를 졸업한 김 교수는 22살 어린 나이에 의사가 됐다. 시골에서 의원을 열고 농민 건강을 돌보다 1949년 서울로 상경했다. 한국전쟁으로 피난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피난민을 진료했다.

1954년 미국 미네소타대 보건대학원에 들어가 보건학 석사 과정을 이수했고, 1956년 귀국 후에는 서울대 의대에서 국내 최초로 보건교육 과목을 개설했다. 1964년부터 정년 퇴임 때까지는 연세대 의대 교수로 재직했다.

1989년 퇴임 이후 네팔에서 의료 봉사를 하며 노년기를 보냈다. 1991년 네팔 돌카 바살 지역에 가우리샹카병원을 설립해 초대 원장을 지내며 현지 의료 발전과 인재 양성에 나섰다. 매일 새벽부터 저녁까지 진료만 봐도 빠듯할 정도로 의료 환경이 열악했지만 의료 선교사의 사명감을 지니고 진료했다. 1998년 국립바랏푸르 보건대학을 설립했고, 이러한 공들을 인정받아 2001년 네팔 정부로부터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2001년 귀국한 뒤에는 취약 산업시설에 일하는 국내 노동자들을 위해 의료 봉사를 했다. ≪학교보건≫, ≪노년기 건강관리≫ 등 대학교재로 쓰이는 다양한 책을 집필했고, 국가보건정책 수립에도 기여했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평생을 봉사해온 그에게 후배들은 '네팔 슈바이처'라는 별칭을 선사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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