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한파', 당뇨 환자에겐 독인가?
추운 겨울엔 당뇨병 입원 1.45배 사망 2.02배 더 늘어
연일 추운 날씨가 이어지며 질병 발생이 늘고 있다. 독감부터 폐렴 동상에 이르기까지… 기온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낮아지는데 '당뇨'도 예외는 아니다.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경남 교수팀의 연구 결과 겨울철 한파로 당뇨병 입원이 1.45배, 사망은 2.02배 증가했다.
김 교수팀은 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와 통계청 사망 자료를 활용해 한파 발생 이후 3주 동안 발생한 당뇨병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 자료를 분석했다. 전국 권역별(도시 및 농어촌 지역 모두 포함)로 한파와 당뇨병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 간의 연관성을 분석해 전국 추정치를 산출했다. 한파는 권역별로 11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5개월 동안 평균 기온이 하위 5% 미만인 날이 2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정의했다.
그 결과 한파 발생 후 3주에 걸쳐 ▲입원은 1.45배 ▲사망은 2.02배 증가했으며, 한파의 강도가 강하고 지속 기간이 길수록 입원과 사망률이 함께 더 높아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뇨병 환자는 추위 노출 시 말초혈관 수축이 충분히 되지 않고 떨림을 통한 열 생산이 줄어드는 등 체온조절 능력이 감소한다”며 “이로 인해 추위에 더 취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폭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한파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며, 특히 한파와 당뇨병으로 인한 입원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는 처음이다.
김 교수는 “서울과 상하이, 뉴욕 등이 포함되어 있는 중위도 지역에서는 한파나 저온으로 인한 건강 영향이 폭염에 비해 훨씬 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와 당뇨병 유병자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파나 저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종합환경과학회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022년 9월 호에 ‘Associations between cold spells and hospital admission and mortality due to diabetes: A nationwide multi-region time-series study in Korea(한파와 당뇨병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률 간의 연관성: 전국 다지역 시계열 연구)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