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없는 곳은 ‘지옥’...소망을 갖는 방법들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모든 희망을 버려라! 내 문을 지나는 자여.”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는 ‘신곡’의 지옥 편에서 지옥의 문 앞에 이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고 썼다. 이 말처럼 희망이 없는 곳은 곧 지옥이 된다.
희망은 건강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희망을 갖고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면 더 건강하고 장수할 수 있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 2019년 나온 연구에 따르면 세상과 인생을 희망적으로 밝게 보는 생각이나 태도, 즉 낙관주의는 평균적으로 11~15% 더 긴 수명과 85세 이상까지 살 가능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의 클라우디아 트루델-피츠제럴드 박사(임상 심리학)는 “연구에 따르면 더 큰 낙관주의를 경험하는 사람은 건강하게 늙어가고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또한 만성 질병, 특히 심혈관 질병에 걸릴 위험이 적다”고 말했다. 그는 “낙관주의가 고혈압 및 비만 위험을 낮춰 노년기에 만성병 및 조기 사망 위험이 감소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도 여럿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희망을 가져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지만 희망을 키울 방법을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고 있고, 전쟁과 분쟁, 각종 사건과 사고, 경제난이 덮치고 있는 상황에서는.... 보름밖에 남지 않은 2022년을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희망차게 맞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다음과 같은 팁을 잘 활용해 보자.
◇밝고 좋은 뉴스만 보라
종종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때 이전의 유사한 도전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처럼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이런 전략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때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한 가지 방법은 좋은 소식에 관심을 집중하고 부정적인 뉴스를 제한하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정신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며칠 동안 TV를 보지 않거나 신문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또한 어떤 현상의 밝은 면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팬데믹으로 인해 더 나아진 변화를 잘 이용하는 것도 긍정과 회복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집에서 자주 식사를 할 수 있고, 신체 활동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된 것 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감사를 연습하라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친절을 실천하고,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어두운 시기에도 좋은 일들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음을 상기시킴으로써 행복감을 증가시키고 낙관론을 키울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은 선천적으로 부정적인 편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때때로 감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위험과 문제를 잘 알아차리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과 우리가 감사하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감사함을 느끼려면 본능적인 반응이 아니라 의도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감사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라 △오늘 무슨 좋은 일이 있었나요? △그 좋은 일들이 일어나는 데 나는 어떤 역할을 했는가? △그 좋은 일들이 일어났다는 것은 내게 무엇을 말합니까? 심리학자들은 “이런 것을 더 많이 연습할수록 매일 좋은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더 쉬워진다”고 말한다.
◇자책하지 말고, 불운을 비난하라
전문가들은 비관론자들이 역경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다시 생각함으로써 낙관론자가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낙관적인 사람들은 부정적인 사건이 일시적이라고 믿고 외부의 원인에 대해 비난하는 경향이 있지만 비관론자들은 스스로 만든 영구적인 원인이라고 자책한다.
또한 낙관론자들은 실패했을 때 한 영역에서만 실패를 보고 곧 회복하는 반면 비관론자들은 삶의 한 영역에서의 실패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실패를 의미한다고 믿는다. 전문가들은 “만약 어떤 일이 잘못되어 그것을 자신의 잘못으로 본다면 덜 낙관적이 될 것이지만 만약 그것을 불운으로 본다면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한다.
◇비교하지 마라
큰 집, 호화로운 차, 날씬한 몸을 가진 사람을 자신과 비교하면 당신은 항상 부럽고 비관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사태는 더 나빠지게 된다. 한 연구에서 대상자들에게 다음 문장을 완성하도록 요구했다.
“내가 00 였으면 좋겠다.” 다른 그룹에게는 “나는 00 않아도 기쁘다”라는 문장을 완성하게 했다. 이 과제 전후로 자신의 인생 만족도에 대해서도 급수를 매겼다. 그 결과 “나는 00 않아도 기쁘다”라는 문장을 완성한 사람들은 원래 가졌던 것보다 낙관적인 느낌을 더 강하게 나타냈다.
◇의기소침한 사람은 멀리하라
동병상련이라고 하듯이 주위에 우울한 사람이 있으면, 당신도 쉽게 웃을 수 없다. 부정적인 분위기에서 빨리 비켜나야 한다. 좋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라. 당신을 게으르게 만드는 소설이나 영화도 보지 마라.
◇자신에게 보상을 하라
몇 주가 걸리는 프로젝트나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준비하느라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면 결과가 어찌됐든 끝난 뒤에는 자신에게 보상을 주어라. 그런 조치를 취하면 스스로 더 낙관적이 될 수 있다.
◇진실한 대화를 나눠라
사람들과 잡담을 하는 게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실질적인 반응을 주고받으면 확실히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혼을 향하고 있는 부부는 TV 프로나 집안의 개미 등의 얘기밖에 할 게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같은 상황의 치료법은 이야기를 다시 하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중요한 내용에 관한 대화를 하는 것이다.
◇사고방식을 바꿔라
낙관주의를 갖는 것은 낡은 사고방식을 부수고 새로운 방식을 만드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내용물이 절반 있는 컵을 볼 때 ‘반이나 차있다’고 보게 되면 굳이 잔이 넘치지 않아도 낙관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라
심리학자들은 희망을 미래가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과 그렇게 할 힘이 있다는 믿음이라고 말한다. 이는 우리가 어느 정도 일어날 일을 통제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에도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절망감을 느끼는 감정은 현실이지만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통제력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그러한 감정에 대응하는 좋은 방법이다. 이웃을 돕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과 같이 다른 사람들에게 능동적으로 행동함으로써 더 낙관적으로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