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 유전자 편집으로 가능? 4대 유전자 확인

미국 듀크대, 재향군인회 대상 연구 결과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자살을 유전자 편집으로 예방할 수 있는 날이 조만간 올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 및 행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요 유전자 4개가 대규모 연구에서 확인됐다.

미국 듀크대 의대 연구팀은 재향군인회 퇴역 군인 63만3778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게놈 분석을 한 결과 자살 관련 ‘주요 유전자’ 4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유전적 표지자(마커)의 식별을 통해 자살 성향이 높은 사람에 대한 표적 치료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듀크대 의대 네이선 킴브럴 부교수(정신행동과학)는 “유전적인 위험 요소가 자살 생각 및 행동의 병리학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도를 높여준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연구 참가자 가운데 약 91%는 남성이었고, 약 71%는 유럽 혈통이었다. 이들 퇴역 군인 가운데 12만1211명의 자살 성향 및 행동이 의무기록에서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들의 혈액 검체에 대한 게놈 분석을 통해 명백한 유전자를 많이 확인했으며 그 가운데 주요 유전자로 4개를 꼽았다. 자살과 강한 연관성을 보인 이들 유전자는 이전에는 정신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에 의하면 자살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전자는 특정 에스트로겐 수용체(ESR1), 특정 도파인 수용체(DRD2)와 DCC(Dopa decarboxylase) 유전자, TRAF3(종양괴사인자 수용체 관련 인자) 유전자 등 4개다.

ESR1(에스트로겐 수용체1)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DRD2(도파민 수용체 D2)는 자살 시도, 정신분열증, 기분장애,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알코올 사용장애 및 위험한 행동과 깊은 관련이 있다. 평생 뇌 조직에서 나타나는 DCC는 여러 정신병과 관련이 있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뇌에서 이 유전자가 증가한다. TRAF3는 반사회적 행동, 약물 남용, ADHD와 관련이 있다. 자살 위험이 높은 양극성 장애(조울증)에 대한 표준치료제인 리튬은 TRAF3과 기타 염증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한다. 연구팀은 이들 4개 주요 유전자 외에 9개 유전자도 자살 위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2020년 기준)은 10만명 당 25.7명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1명의 두 배도 넘는다. 전체 사망자는 1만3195명이었다. 특히 청소년 자살률은 2017년 인구 10만명 당 7.7명에서 2020년 11.1명으로 약 44% 늘었다.

이 연구 결과(Identification of Novel, Replicable Genetic Risk Loci for Suicidal Thoughts and Behaviors Among US Military Veterans)는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회지(Journal JAMA Psychiatry)≫온라인 판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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